사설
[사설] 올 성장률 전망치를 3%까지 낮춘 韓銀의 고민(2016.1.15.)
joon mania
2018. 12. 6. 16:38
[사설] 올 성장률 전망치를 3%까지 낮춘 韓銀의 고민(2016.1.15.)
한국은행이 어제 열린 새해 첫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0%로 낮춘 걸 보면 우리 경제의 험로를 미뤄 짐작하게 한다. 한은은 기준금리를 연 1.5%로 7개월째 동결한 뒤 성장률을 하향 조정했는데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도 기존 1.7%에서 1.4%로 낮춰 잡았다. 잠재성장률 수준에 그치는 저성장에다 디플레이션을 걱정해야 할 정도의 물가상승률이니 유효수요 확충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한은의 성장률 수정치는 정부 예상치 3.1%보다 0.1%포인트 낮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수정치를 2%대로 내놓을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현대경제연구원(2.8%) 한국경제연구원(2.6%) LG경제연구원(2.5%) 등 민간연구소는 일찌감치 줄줄이 2%대를 내놓으며 긴장감을 높였다. 한은도 지난해 1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7%로 발표했다가 네 차례에 걸쳐 후퇴했으니 경기 부진을 심각하게 보고 있는 셈이다. 이주열 총재는 중국 경제 불안과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연초부터 빚어진 주가와 원화가치 하락 등 국내외 여건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실제 기업 투자는 좀처럼 늘지 않고 불어난 가계부채에 소비도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새해 들어 열흘간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5%나 감소하고, 지난해 공식 청년(15~29세) 실업률은 9.2%로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나왔다. 수출·내수·고용 모든 부문에서 암울한 지표뿐이다. 한은이 성장률 전망치를 크게 낮추면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하의 전조로 받아들일 수 있으니 미국 금리 인상 이후 통화정책 기조 변화를 저울질하고 있는 한은으로서는 고민스러웠을 것이다. 수정치를 2%대까지 떨어뜨리지 않은 건 정부 재정정책 등에 따른 경기 부양 효과를 지켜보자는 의도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가 신임 유일호 경제부총리와 오늘 첫 회동을 하는 만큼 대내외 경제 여건의 불확실성을 조금이라도 걷어낼 지혜를 모아보기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