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한국 쏙 뺀 美-北 비핵화·평화협정 논의 안된다(2016.3.5.)

joon mania 2018. 12. 7. 10:23

[사설] 한국 쏙 뺀 美-北 비핵화·평화협정 논의 안된다(2016.3.5.)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안 채택 후 나온 미국 국무부 존 커비 대변인의 북한과 비핵화·평화협정 병행 논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언급은 심상치 않은 기류 변화를 읽게 한다. 미국은 그동안 비핵화 협상을 우선한다는 기조하에 평화협정 논의 병행론에 부정적이었는데 이번 언급이 기존 정책의 변화인지 따져봐야 하기 때문이다. 커비 대변인은 평화협정 병행 논의에는 비핵화가 있어야 하고 6자회담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미국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못 박았지만 급박한 상황 전개를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은 2005년 9·19 합의에 따라 북한 비핵화와 함께 평화협정 문제를 다룰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지난해 11월에도 북한과 평화협정 의견을 주고받다가 미국의 비핵화 요구를 북한이 거부해 깨졌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최근 북·미 간 비핵화·평화협정 논의는 중국이 적극 제안하면서 급부상하고 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지난달 25일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회담했을 때 꺼냈고, 대북 제재 결의안을 채택하는 유엔 안보리 전체회의 석상에서도 거듭 촉구했다.
우리 정부는 엄격하게 북한의 비핵화가 달성된 뒤에야 평화협정을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국은 빠진 채 미국, 중국, 북한만이 정전협정의 조인국이라는 규정 문제가 우리에겐 걸림돌이지만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인 우리를 제외한 북·미 간 평화협정 논의를 보고만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를 포함한 미·중 간의 밀고 당기기 거래 속에 이런 상황을 만드는 것이라면 더욱 받아들일 수 없다. 북한에 대한 봉쇄든 대화 채널로 유인이든 한국의 목소리가 반영된 큰 그림 속에 진행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