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오바마가 발진한 쿠바행 열차에 한국도 올라타라(2016.3.22.)

joon mania 2018. 12. 7. 11:23

[사설] 오바마가 발진한 쿠바행 열차에 한국도 올라타라(2016.3.22.)

     

미국 대통령으로는 88년 만에 쿠바에 발을 내디딘 버락 오바마는 '양국 간 관계를 새로 형성할 역사적 기회'라며 감격스러워했다. 피델 카스트로의 공산혁명 후 53년간 단절됐던 국교가 지난해 8월 아바나 주재 미국대사관 재개설로 복원됐는데 20일(현지시간)부터의 오바마 국빈방문이 이정표를 찍은 것이다. 1972년 '죽의 장막'을 걷어내며 중국을 국제사회로 끌어낸 리처드 닉슨 대통령의 베이징 방문과도 견줄 만하다. 오바마는 쿠바뿐 아니라 핵개발 제재로 채웠던 이란에 대한 빗장도 풀었으니 이른바 불량국가 중에 유일하게 남은 북한과의 관계개선도 임기 내 이뤄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오바마는 22일 대중연설을 통해 양국이 어떻게 협력할지, 쿠바 국민이 얼마나 더 나은 삶을 추구하게 될지 미래 비전을 제시할 것이라고 한다. 쿠바의 인권문제 개선도 요구하고 미국 메이저리그팀과 쿠바 국가대표팀 간 야구경기도 관람한다지만 실질적인 현안은 미국의 대쿠바 금수조치 해제일 것이다. 미국 의회를 장악한 공화당은 쿠바와의 국교정상화를 아예 반대하고 있어 오바마로서는 다음 단계인 대쿠바 금수조치 해제에 한 걸음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오바마는 방송 인터뷰에서 다음 행정부 때 금수조치 해제를 기대한다고만 말했는데 쿠바 시장을 노리는 서방 국가의 관심이 여기에 쏠리고 있으니 우리도 주목해야 한다.
오바마의 방문은 쿠바의 개방과 경제 발전을 촉발할 계기로 작용할 것이다. 당장 미국은 지난 2월부터 정기 항공노선 취항을 재개했고 하루 10편에 불과했던 미국~쿠바 여객기는 110편으로 늘어난다. 미국에서 쿠바를 찾는 관광객 역시 공식통계로 2014년 9만명에서 지난해 15만명으로 늘었는데 올해엔 150만명까지 급증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우리 정부는 지난해 8월 미·쿠바 국교 회복에 맞춰 한국·쿠바 경제협력을 확대하겠다고 발 빠르게 방침을 세웠지만 갈 길이 멀다. 미수교국이지만 쿠바에서 드라마 등 한류 열풍이 이미 거세다는 점과 자동차·가전·스마트폰 등 한국산 제품에 대한 높은 선호도를 최대한 활용해 체계적으로 시장을 공략해야 할 것이다. 오바마가 발진한 쿠바행 열차에 우리도 빨리 올라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