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정부청사와 행정망컴퓨터 보안 구멍 시급히 메워라(2016.4.7.)

joon mania 2018. 12. 7. 18:05
[사설] 정부청사와 행정망컴퓨터 보안 구멍 시급히 메워라(2016.4.7.)

20대 공무원시험 응시생이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 침입해 시험지 유출을 시도하고 합격자 명단을 조작한 초유의 사건은 여러 면에서 놀라움을 감추기 어렵게 한다. 정부 건물에 외부인이 수차례 들락거리며 범죄를 저질렀다는 허술함도 있지만 이 사실을 한 달여 모르다 뒤늦게 파악했다니 더 가관이다. 무엇보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청와대 타격 위협으로 전국에 경계태세 강화가 지시됐던 시점에 사건이 터졌다는 점에서 국가 보안에 구멍이 뻥 뚫려 있었던 것이니 기가 찰 노릇이다.
정부청사의 방호와 보안 허점뿐 아니라 가장 철저해야 할 정부 행정망 컴퓨터시스템의 취약성을 고스란히 드러냈다는 점도 심각하다. 어제 행정자치부의 발표를 보면 침입자는 윈도가 아닌 리눅스 운영체제가 담긴 휴대용 저장장치로 인사혁신처 담당자 컴퓨터에 접속해 합격자 명단을 조작했다고 한다. 행정용 컴퓨터 비밀번호가 리눅스 같은 새 운영체제로 쉽게 풀릴 수 있다면 기존 보안체계를 시급히 바꿔야 하는 상황이다. 빠르고 편한 민원 서비스 제공을 내세워 정부3.0 운운하며 구축한 세계 1위 전자정부 이면에 이렇게 허점이 있었다면 겉치장에 신경 쓰다 속으로는 골병들어 있는 걸 몰랐던 꼴이다.
2012년에도 한 남성이 위조된 공무원 신분증으로 정부서울청사에 들어가 사무실에 불을 지르고 창밖으로 투신했던 사건을 계기로 신분증에 얼굴 사진과 이름을 넣은 전자칩 내장형으로 바꿨으나 이번에 또 허점을 노출했다. 촘촘한 매뉴얼을 만들지도 못했고, 마련했다고 해도 제대로 적용하지도 않은 것이니 말로만 보안 강화를 외쳤을 뿐 보여주기에 그쳤다는 얘기다. 공무원을 꿈꾸는 20대 대학생이 불법을 저지르더라도 합격만 하면 된다는 생각을 했다는 것도 충격이다. 대한민국 젊은이의 인성이 어쩌다 이 지경까지 타락했는지 안타깝기만 하다.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일선에서부터 맨 위 지휘자까지 단호하게 물어야 한다. 아울러 정부청사 방호 및 보안과 행정망 컴퓨터시스템 구멍도 완벽하게 메워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