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기업 구조조정 고삐 죄겠다는 유부총리 제대로 챙겨라(2016.4.18.)

joon mania 2018. 12. 7. 18:13

[사설] 기업 구조조정 고삐 죄겠다는 유부총리 제대로 챙겨라(2016.4.18.)


      

유일호 경제부총리가 기업 구조조정을 더 미룰 수 없다며 직접 챙기겠다고 공언했다. G20 재무장관회의 참석차 머문 미국 워싱턴DC에서의 기자간담회에서 꺼낸 얘기인데 부실기업 정리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것이니 반갑다. 유 부총리는 해운회사들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예정대로 구조조정을 하지 않으면 정부가 행동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까지 말했다.
부실기업 구조조정은 한국 경제에서 어느 일보다 우선적으로 처리해야 할 현안임에도 4·13 총선과 맞물리며 지지부진한 상태에 머물러 있다. 해운업의 경우 현대상선은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 법정관리로 가야 하고, 한진해운은 채권단과의 경영개선협약을 통해 회생 방안을 찾아야 한다. 호황을 누렸을 때 외국 선사들과 맺은 선박 임대료를 깎아 받는 협상을 벌여 성과를 거두면 채권단이 출자전환을 포함한 지원안을 확정하겠다는 입장이니 절박하다. 조선업도 빅3 업체들이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인 수조 원씩의 적자를 보는 등 나락으로 떨어져 공급과잉 해소를 위한 과감한 수술을 해야 하는 판이다. 하지만 조선소가 있는 지역경제에 직격탄을 날리는 것이라 정부와 채권단, 기업 모두 눈치만 보고 있었고 선거를 겨냥한 정치권은 표심에 올라타려 오히려 구조조정을 막겠다는 사탕발림식 언사를 남발해 훼방을 놓았다.
4·13 총선을 마쳐 국회의원 후보들의 표심 구애가 사라졌지만 내년 말 치를 대통령선거를 감안하면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은 감원 회오리를 부를 부실기업 구조조정을 계속 꺼릴 게 뻔하다. 각당이 내년부터 대선 캠페인에 본격 돌입할 일정을 고려할 때 올해 말까지 남은 8개월여의 시간을 한국 경제를 수렁에서 건질 골든타임으로 삼아야 한다. 여소야대로 변한 20대 국회에서는 정부와 여당이 야당의 협조를 얻기 위해 한층 더 적극적인 설득과 타협에 나서야 한다는 점도 새로운 변수다. 우리에게 경제성장률 2%대의 저성장은 일시적인 경기 후퇴가 아닌 중장기 구조적인 문제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기업 구조조정은 산업 전반의 공급과잉과 과당경쟁에서 생긴 비효율을 걷어내고 새 성장동력을 찾아내는 환골탈태를 위한 수술이어야 한다. 유 부총리는 올해를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제대로 챙기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