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또 항공기 충돌 위기 관제시스템 총체적 점검하라(2016.5.9.)

joon mania 2018. 12. 10. 14:04

[사설] 또 항공기 충돌 위기 관제시스템 총체적 점검하라(2016.5.9.)


      

인천국제공항 활주로에서 지난 5일 이륙하려던 두 비행기끼리 충돌을 가까스로 모면한 아찔한 일이 있었다는 소식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륙을 위해 활주로에 진입한 싱가포르항공 여객기는 시속 100㎞까지 속도를 올리다 유도로에 잘못 진입한 대한항공 여객기로 인해 급정거하며 타이어가 펑크 날 정도의 상황까지 갔다고 한다. 관제탑의 긴급 정지 지시로 급제동을 했지만 두 여객기 간 거리는 1.7㎞에 불과했다. 두 여객기엔 각각 180여 명의 승객이 타고 있었으니 충돌사고로 이어졌으면 대형 인명 피해를 피하기 어려웠을 뻔했다.
국토교통부가 이번 인천공항 충돌 위기 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정밀조사에 들어갔는데 결과는 2~3주 뒤에나 나온다고 한다. 정황상 대한항공 여객기 조종사가 관제탑 지시를 제대로 따르지 않고 진입해 사고를 낼 뻔한 건데 원인을 정확하게 규명한 뒤 조치를 취하고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지난 3월에도 청주공항에서 중국 남방항공 비행기의 실수로 착륙하던 대한항공 여객기가 활주로에서 급하게 진로를 바꾼 비슷한 상황을 겪은 지 불과 두 달 만에 또 같은 일이 반복됐으니 심각하다. 청주공항에서는 지난 4일 민간인 승용차가 활주로에 무단 진입해 15분이나 질주하다 타이어 펑크로 멈춰 항공기 이착륙에 지장을 준 황당한 사태도 발생했다. 청주공항은 공군과 함께 사용하는데도 이렇게 활주로 통제에 허점을 잇달아 드러내고 있으니 전면 점검이 시급하다.
최근 빚어진 두 공항 활주로에서의 허점과 사고 위기는 보안과 관제 시스템에 구멍이 뚫려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처럼 사고의 전조 징후가 빈발한다는 건 대형 사고를 부를 해이해진 공항 관리시스템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 수백 명의 승객을 태우고 빠른 속도로 이착륙하는 활주로에서는 기본적인 규정을 지키지 않아 생기는 작은 실수가 대형 인명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공항 활주로 관제 시스템에 한 치의 오차가 없도록 엄격한 제어가 취해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