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여야 섞어 앉자는 정 원내대표의 제안 꼭 실행되길(2016.5.10.)

joon mania 2018. 12. 10. 14:07

[사설] 여야 섞어 앉자는 정 원내대표의 제안 꼭 실행되길(2016.5.10.)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20대 국회에서는 본회의장 좌석을 소속 정당별로 나누지 말고 여야 섞어 앉자고 어제 제안했다. 소관 상임위별로 앉거나, 추첨으로 배정해 협치와 소통의 정신에 맞는 구도로 바꾸자는 것이다. 정 원내대표는 아울러 초·재선 의원은 앞쪽에, 다선이나 지도부는 뒤쪽에 앉는 선수(選數)에 따른 의석 배치도 권위주의 시대의 관행이니 바꾸자고 했다. 매일경제가 실시한 20대 국회 당선자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 132명 중 70%인 92명이 여야나 선수에 상관없이 본회의장 좌석을 섞어 앉자는 데 동의했다.
본회의장 좌석을 여야 간에 섞어 앉자는 의견은 매일경제가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MK현인그룹에 새로 출범할 20대 국회의 과제를 자문하면서 내놓은 제안이었다. 1948년 제헌국회 이후 관행적으로 여야로 갈라 마치 전투대형 모양을 띤 본회의장 좌석이 대결과 갈등을 부추기는 만큼 상징적인 차원에서라도 바꿔보자는 것이었다. 우리보다 의회정치를 먼저 정착시킨 스웨덴이나 노르웨이 등 유럽 국가에서는 본회의장 좌석을 여야 구분 없이 지역구별로 모여 앉도록 하고 있다. 2003년 열린우리당이 당시 김근태 원내대표 주도로 본회의장에서 지도부를 앞에 앉도록 하고 상임위별로 모여 앉도록 하는 실험을 했지만 정작 다음해 총선에서 과반을 차지하자 원상복귀한 바 있다.
MK현인그룹 전문가들이 20대 국회 당선자들에게 준 조언의 기본 방향은 작더라도 의미 있는 변화부터 모색해보라는 것이었다. 지역구 현안을 해결하는 데 힘쓰기 좋은 상임위만 쫓아다니지 말고 한곳에서 오래 일하며 전문성을 키워보라거나, 상임위 소위도 공개해 투명성을 높이고, 예결위를 상설화해 정부의 예산과 지출 낭비를 제대로 감시하라는 등의 주문은 구체적인 실행 방안들이다. 양당 체제하의 극한 대치로 소모전만 거듭했던 19대 국회의 대립과 갈등에서 벗어나 20대 국회에서는 대화와 타협의 모습을 보여달라고 4·13 총선에서 국민은 주문했다. 집권여당의 오만을 꾸짖었고, 3당 체제를 만들어 상생과 협치를 해달라는 메시지도 정치권에 보냈다. 20대 국회가 출발부터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려면 협치를 실천하는 작은 변화를 먼저 보여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