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WTO 중립성 훼손한 美의 상소위원 연임 반대 결정(2016.6.3.)
joon mania
2018. 12. 10. 14:27
[사설] WTO 중립성 훼손한 美의 상소위원 연임 반대 결정(2016.6.3.)
한국 출신 장승화 세계무역기구(WTO) 산하 분쟁해결기구(DSB) 상소위원 연임에 대한 미국의 나 홀로 반대 후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장 위원은 2012년 선출된 뒤 지난달 31일 1차 임기 만료를 맞았는데 미국이 관행적으로 이뤄지던 연임을 저지하는 바람에 전원합의를 얻어야 하는 원칙에 따라 물러나게 됐다. 이에 대해 장 위원 외 나머지 6명 위원들조차 WTO 상소기구의 신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입장을 표명했는가 하면 1995년 WTO 출범 이후 상소위원을 역임한 13명도 우려를 나타내는 성명을 내놓았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이 자기들 의견에 동의하지 않은 위원을 제거함으로써 WTO를 전복하려 할 뿐 아니라 그동안 국제법의 닻 역할을 해온 스스로의 위상을 흔들고 있다"고 비난했다. 미국의 허핑턴포스트는 "장 위원이 미국에 반대하는 판결에 참여해 연임을 막았다며 WTO의 중립성과 효율성을 저해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WTO의 통상분쟁 해결 절차는 2심제로 상소위원은 최종 결정을 내리는 대법관 같은 역할이다. 미국은 최근 4건의 분쟁에 지나치게 학술적인 결정을 내렸다며 연임 반대를 표했다지만 실제로는 자국 이해를 지키려고 무리수를 뒀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우선 연말로 다가온 중국의 시장경제 지위 인정을 앞둔 대비책이라는 분석이다. 시장경제 지위를 획득하면 중국이 미국의 반덤핑 관세 부과에 대항할 수단이 생기니 사전 쐐기를 박았다는 것이다. 또 한국산 세탁기에 대한 반덤핑 분쟁에서 미국이 패소해 WTO 상소에 들어간 점도 주목한다. 이 사건이 미국의 관련 업계 보호에 절대적이어서 극단적인 행동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미국의 이번 결정은 WTO의 중립성을 훼손했을 뿐 아니라 자유무역이라는 기본 정신을 흔든다는 점에서 비판받아 마땅하다. 국제정치에 적용하는 강대국 우위를 통상에도 강요하면서 법적 절차에 따라 분쟁을 조정하는 기구에 정치를 끌어들여 판을 어지럽히는 꼴이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보호무역주의를 쫓아 WTO의 분쟁 중재체계를 위태롭게 만들어 버리면 약육강식 논리만 남고 결국 중국에 대한 효율적인 견제도 어려워질 수 있음을 미국은 알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