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사드 배치 흥분 말고 과학적 검증으로 판단하자(2016.7.18.)

joon mania 2018. 12. 10. 14:58

[사설] 사드 배치 흥분 말고 과학적 검증으로 판단하자(2016.7.18.)


      

황교안 국무총리가 주한미군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지역으로 결정된 성주를 지난 15일 찾아갔다가 주민들에게 봉변을 당하고 나온 사태는 여러 가지를 곱씹게 만든다. 우선 부안 방폐장, 평택 미군기지, 제주 강정 해군기지, 밀양 송전탑 등 일련의 정부 결정에 반발한 해당 지역 주민의 집단행동이 이번에도 판박이처럼 되풀이된 점이 안타깝다. 성주에서의 황 총리 감금은 몇 시간이지만 국제회의 참석차 출국한 박근혜 대통령을 대신할 국정 컨트롤타워 부재 사태까지 초래했으니 후유증이 작지 않다. 경찰이 폭력행위자 수사에 나서고 과격 행동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면 찬반 양측의 여론전이 격해질 텐데 부질없는 소모전을 이번에도 반복할까봐 걱정스럽다.
정부는 사드 배치를 둘러싼 오해를 불식하기 위해 다각도로 안간힘을 쓰고 있다. 사드가 이미 운용되고 있는 괌 사드 포대를 18~19일 국내 취재진에게 공개하기로 했다. 지난 14일엔 군사기밀인 국내 패트리엇 기지와 그린파인레이더 기지를 공개해 레이더 전자파를 측정하며 인체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수치까지 공개했다. 국민의 우려를 자아내는 사안을 국방부가 이른바 괴담이라며 조목조목 비판하고 설명하는 자료를 내놓은 것도 같은 취지다. 한·미 군당국은 성주 지역에 사드 배치 전에는 물론 공사 중에 그리고 배치 후에도 환경영향평가를 3단계로 실시해 주기적으로 전자파의 유해성 여부를 알리겠다고 한다. 배치 이후까지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는 것은 전례 없는 일로 레이더의 전자파로 인체와 농작물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역 주민의 우려를 씻어내겠다는 것이다.
사드 포대를 운용 중인 괌 기지에 대한 미군 측 환경평가보고서를 보면 레이더가 5도 이상 공중으로 향하기 때문에 안전거리 100m를 유지하면 전자파가 안전거리 밖의 사람과 주변 자연환경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한다. 결국 유해성 여부는 과학적 검증을 통해 이성적으로 판단해 가려낼 일이다. 선입견을 갖고 감정만 앞세워서는 해법을 찾기 어렵다. 이런 차원에서 김항곤 성주군수가 요구한 현지 주민을 포함한 검증단도 괌의 사드 포대를 방문하도록 해 확인시킬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