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필동정담] "나, 유방암이래"(2018.12.11.)

joon mania 2018. 12. 11. 08:45

[필동정담] "나, 유방암이래"(2018.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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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할 것인가, 극복할 것인가.

저자는 어느 쪽을 선택해야 할지 답이 뻔한 이런 질문을 던지며 글을 시작했다. 45년간 환자들을 진료하며 건국대병원 의료원장까지 역임한 유방암 명의 양정현 박사의 `나, 유방암이래`라는 제목의 책 얘기다. 진단과 치료 그 이후 관리에 관한 모든 것을 풀어썼다. 2010년 펴낸 `유방암-진료실에서 못 다한 이야기`에 이은 후속작이다.
유방암은 세계적으로 여성 8명 가운데 1명에게 일생 중 발병할 정도로 빈발하는 병이다. 다른 암에 비해 증가 속도도 가장 빠르다. 우리나라의 경우 10만명당 52.1명이다. 서구 국가에 비해서는 절반가량의 발병률이다. 서구 여성은 나이가 들수록 발생 빈도가 증가하는데 한국 여성에게는 50대 초반까지만 늘다 그 이후로는 감소세라는 점이 큰 차이다. 다행스럽게 우리의 유방암 사망률은 10만명당 6.1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낮다. 정례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법도 진전을 이뤄낸 덕분이다. 평소에 자가검진법을 활용하고 40세 이상 여성들은 X선, 초음파, MRI(자기공명영상) 촬영을 통해 1~2년 간격으로 점검을 하라는 것이 전문의의 권고다.

유방암 기록은 기원전 3500년 이집트의 파피루스에도 있다고 한다. 서기 200년 의사 갈렌은 몸의 질병을 체액의 불균형으로 설명하면서 암은 담즙의 과잉 때문에 생긴 것이라고 했다. 18세기에 프랑스 의사들에 의해 유방암 수술이 시도되기 시작했는데 마취제 미비로 어려움을 겪었다. 일본에서는 1804년 마취제 통선산을 이용한 유방 절제술을 했다는 기록을 찾아볼 수 있다. 19세기 마취제와 혈액형의 발견 그리고 소독 멸균법의 개발이 외과 수술을 눈부시게 발전시켰는데 1894년 존스홉킨스대 할스테드 박사가 발표한 유방암 절제술은 이후 100여 년간 매뉴얼로 자리잡았다.

미국 여배우 앤젤리나 졸리는 자신의 가계에 유방암 유전자가 있어 예방적으로 유방절제수술을 받았음을 당당하게 밝혀 주목을 끈 바 있다. 무릇 모든 병이 마찬가지겠지만 유방암은 알고 대처하면 절대로 무서운 병이 아니라고 양 박사는 정리한다. 발견됐다고 절망할 일이 아니고 극복하고 이겨내면 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