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아들 시신 찾아줘 고맙다고 말한 헬기조종사 유족(2016.10.8.)

joon mania 2018. 12. 11. 16:53

[사설] 아들 시신 찾아줘 고맙다고 말한 헬기조종사 유족(2016.10.8.)


      

동해상에서 작전 중 순직한 링스헬기 조종 장병 영결식에서 보인 유족들의 성숙한 모습은 그동안 다른 사고 후 되풀이된 장면들과 확연하게 대조돼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지난달 26일 한미 합동훈련 중 대잠수함 해상작전용 링스헬기가 동해에서 추락했고 조종사 김경민 소령, 부조종사 박유신 소령, 조작사 황성철 상사 등 3명의 장병이 실종됐다가 하루 뒤 시신으로 발견됐다. 지난 2일 엄수된 영결식은 세인의 무관심 속에 쓸쓸하게 치러졌다.
자식과 배우자를 하루아침에 잃은 유가족들은 비통함을 억누르며 "조국을 위한 숭고한 희생이었음을 기억해달라"는 말로 슬픔을 삭였다. 유가족 누구도 해군이나 정부에 떼를 쓰지 않았고, 군 관련 시민단체에서 찾아와 원인 규명 전까지 영결식을 거부하라고 부추겼지만 거절했다고 한다.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의 정부를 향한 끝없는 항의와 반발이 2년 반여까지 이어지는 상황과 확연하게 대비된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세 장병의 유가족들이 눈물을 감출 수야 없었지만 정부와 군 당국을 탓하는 관행적인 모습을 전혀 보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경의를 표한다. 김 소령의 부친은 사고 후 현장에 가서 수심 1000m라는 얘기에 아들을 수장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는데 군이 수색에 나서 시신을 찾아줬다며 해군에 고맙다고 말했다니 가슴이 뭉클하다. 정부 지급 보상금 중 일부를 임무 중 순직한 해군 유자녀 장학재단에 기부하겠다는 뜻도 밝혔다고 한다. 군 당국도 순직한 장병들의 목숨이 헛되지 않도록 앞으로 사고 재발 방지에 철저를 기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