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확산되는 전경련 해체론, 허창수 회장은 왜 말이 없나 (2016.10.14.)

joon mania 2018. 12. 11. 16:59

[사설] 확산되는 전경련 해체론, 허창수 회장은 왜 말이 없나 (2016.10.14.)




서울시 출연기관인 세종문화회관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 탈퇴 공문을 보내 절차를 밟고 있다. 최근 열린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국책은행인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등도 줄줄이 전경련 탈퇴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전력공사, 서부발전, 석유공사, 가스공사, 에너지공단, 석유관리원, 산업단지공단 등 7개 공공기관도 탈퇴 실랑이를 벌이다 줄다리기 끝에 처리됐다. 공공기관 가운데 아직 12곳이 전경련 회원사로 남아 있지만 속속 탈퇴에 합류할 조짐이어서 확산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그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승철 전경련 상근부회장은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과 관련해 "수사 중인 사안이라 말할 수 없다"며 답변을 피해 의원들의 비난을 샀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이 부회장의 행태를 질타하며 전경련 해체 주장으로 몰고 갔는데 보수단체 어버이연합에 대한 자금 지원과 미르·K스포츠재단 모금 등 잇단 정치적 논란의 핵심에 전경련이 자리하고 있으니 어떤 식으로든 변화와 개혁이 불가피하게 됐다.
전경련은 1961년 한국경제인협회로 출범한 후 1968년 전국경제인연합회로 간판을 바꾸면서 한국 경제 산업화에 발맞춰 자리를 잡아왔다. 법정단체인 대한상공회의소나 중소기업중앙회와 달리 대기업 위주 오너들이 모여 결성한 민간 임의단체라는 점에서 결정적 차이가 있다. 이병철·정주영·김우중·최종현·조석래 등 대한민국 재계 1세대 오너들이 회장을 맡아 이끌었고 중간에 우여곡절을 거쳤지만 현재는 허창수 GS그룹 회장에게 바통이 이어져 있다. 정치권력과의 유착 시비로 야당에서 해체 요구가 거세지고 공공기관들의 탈퇴가 가시화하고 있는 만큼 전경련은 분명 위기 상황을 맞고 있다.
하지만 단체 수장인 허창수 회장은 현안에 대해 단 한번도 입장을 밝히지 않을 뿐 아니라 난국을 헤쳐나갈 장악력도 보여주지 않고 있어 답답하다. 차제에 대기업 오너 클럽으로서 성격을 명확하게 천명하고 조직을 재정비하는 것도 방법이다. 자유시장경제 수호에 적극 나서면서 포퓰리즘에 휩쓸린 경제 법안에 제동을 거는 등 친기업 정책 환경 조성에 역량을 집중할 기회로 삼아보라. 허창수 회장을 필두로 한 회장단이 전면에 나서 위기를 돌파할 결연한 태도를 보여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