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세계 질서 대격변 美 트럼프 시대 비상플랜 세워라(2016.11.10.)

joon mania 2018. 12. 11. 17:13

[사설] 세계 질서 대격변 美 트럼프 시대 비상플랜 세워라(2016.11.10.)


미국 우선주의에 외교지형 급변
新보호주의로 한미FTA도 흔들어
대북정책 혼란 없도록 적극 나서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 출현은 전 세계에 엄청난 불확실성을 안겨준 데서 가히 충격적이다. 미국 유권자들은 건전한 상식이나 합리적 이성을 제쳐둔 채 트럼피즘으로 불리는 자국 우선주의를 선택했다. 이민자를 장벽으로 막고 불법 체류자를 쫓아내겠다는 극단적인 공약에도 박수를 보냈다. 미국 우선주의를 넘어 미국 이기주의를 세계에 천명한 것이니 당황스럽다.
미국 유권자들은 기득권 정치세력을 심판했다. 퍼스트레이디에 국무장관, 상원의원 경력을 거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는 기득권의 상징이었다. 이메일 스캔들로 드러난 부정직함이나 부패로 비치는 도덕성 실추에 젊은 층은 외면했다. 지지부진한 경기 회복세나 일자리 감소는 바닥 민심을 돌아서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결국 유권자들은 워싱턴 주류와는 멀었던 아웃사이더에게 변혁을 맡겼다.
트럼프 당선을 보면 나라마다 고립주의로 치닫는 추세에 미국도 동참한 셈이다. 지난 6월 치러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국민투표 가결이 대표적이었다. 미국의 트럼프 선택은 또 하나의 고립주의 표출이다. 영국이 난민을 배척하고 EU와 떨어지겠다는 것처럼 미국은 이민자를 쫓아내고 자유무역을 부정하겠다는 트럼프의 정책에 손을 들어줬다. 일방적인 미국 중심주의 표출인 만큼 앞으로 교역 상대국과의 마찰은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고 이는 세계 경제에 불안감을 키울 것이다. 트럼프는 한미FTA를 포함해 이미 미국이 다른 나라와 체결한 모든 FTA를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천명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해온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도 원천적으로 부정해버렸다. 중국에 대해서도 취임하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고 모든 수입품에 대해 징벌적 상계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했다. 인접국 멕시코산 자동차에도 3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천명해 미국 제조업체가 멕시코로 공장을 이전하는 것을 막겠다고 나섰다. 공공연한 보호무역주의로의 회귀이니 미국과의 교역국들로서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트럼프는 우리에게 안보 무임승차론을 내세우며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압박해왔으니 막연했던 우려가 눈앞의 현실로 다가온 셈이다. 주한미군 철수까지 운운했다. 김정은과 만나겠다는 식의 우왕좌왕 발언이나 무원칙한 북핵 해법에서는 대북정책에서의 혼란도 걱정된다. 트럼프의 돌발적인 정책에 대비해 대북 방어 전략에 대한 우리의 주도권을 강화해야 한다. 정부나 기업 모두 세계 질서에 대격변을 몰고온 트럼프 시대에 대비할 비상플랜을 빈틈없도록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