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내년 사업계획도 못세운다는 기업 CEO들의 한탄 (2016.12.20.)

joon mania 2018. 12. 12. 16:50

[사설] 내년 사업계획도 못세운다는 기업 CEO들의 한탄 (2016.12.20.)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다 국회 국정조사와 검찰 및 특검의 조사가 이어지면서 기업 경영 환경은 불확실성투성이로 변해버렸다. 미국의 금리 인상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 출현 후 강화되는 보호무역주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한국에 대한 직간접 보복 등 대외 여건도 암초투성이다. 커지는 불안감에 기업들은 움츠러들고 있다. 내년 경영 환경이 올해보다 어려워질 것으로 보는가 하면 실적 목표를 올해보다 낮춰 잡은 곳도 있다. 새해를 열흘여밖에 남기지 않았는데 일부 대기업은 아직 내년 사업계획을 확정하지 못했다니 어떻게 난국을 헤쳐나갈 것인지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 기업 최고경영자(CEO)의 절반이 정국 불안과 소비 부진으로 내년에 한국 경제가 회복되기는 힘들 것이라며 긴축 경영을 펴겠다는 생각이라고 한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259개 기업을 대상으로 CEO들의 내년 경제 전반에 대한 전망을 조사해 취합한 결과다. 매일경제가 대기업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상대로 실시한 조사를 보면 응답자의 70%가 내년에 신사업 진출과 확대를 위한 인수·합병(M&A)에 나설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돈줄 조이기에다 기업 신용도 하락 같은 악순환으로 자금 조달 여건이 녹록지 않아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는 응답이다.
경총 조사에서 응답자의 81.5%는 현재 상황을 일본식 장기 불황으로 평가했는데 경기 침체 국면이 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는 일선 현장의 비관적인 전망이니 심각하다. 실제로 한국 경제는 작년과 올해 2%대에 이어 내년에도 2%대 중반의 성장률에 머물 것으로 예상돼 1990년대 말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3년 연속 2%대 성장세를 지속할 상황이다. 우리 경제 규모가 세계 13위 전후로 커졌다지만 본격적인 저성장 기조에 접어들었다는 점을 이제 현실로 받아들여야 한다. 하지만 우울한 전망과 암담한 환경이 옥죈다 하더라도 기업들이 움츠러들기만 해서는 안 될 일이다. 힘들 때 오히려 기회를 찾아 나서고 위험을 감당하는 투자에 나서야 한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및 스마트폰과 현대차의 자동차 투자에서 최악의 불황 때 호황을 앞당기기 위한 과감한 투자에 나섰던 우리 기업의 저력을 국민은 보아왔다. 난관을 헤쳐나갈 돌파구는 역발상에서 나왔다는 것을 기업 스스로 더 잘 알지 않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