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출사표 던진 반기문총장 한국정치에 새바람 불어넣길(2016.12.22.)

joon mania 2018. 12. 12. 16:52

[사설] 출사표 던진 반기문총장 한국정치에 새바람 불어넣길(2016.12.22.)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올 연말 퇴임 후 내년 1월 중순 귀국해 국민적 지지를 확인하면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한국 특파원단과 가진 퇴임 기자회견에서인데 "보고 배운 게 대한민국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몸을 불살라 내던지겠다"고 비장한 각오를 내비쳤다. 반 총장은 탄핵까지 내몰린 박근혜정부의 실패 원인을 '선정(善政)의 결핍'이라는 단어로 빗대 말했는데 의미심장하다. 맹자에 나오는 선정은 '바르고 좋은 정치를 펴지 못하는 임금은 백성이 추방한다'는 글귀와 닿아 있으니 어떤 표현과도 비교하기 힘든 적극적인 정치 참여 의지를 밝힌 셈이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앞당겨질 대선 일정에다 새누리당의 분열과 다수 야권 주자들의 난립에 맞물려 정치권은 본격적인 대선 경쟁으로 빠져들고 있다. 특히 반 총장의 움직임을 주시하며 손잡기에 나서려거나 오히려 견제에 나서는 기존 정치세력들의 반응이 각각의 함의를 보여준다. 한때는 새누리당 친박계가 반 총장을 대안으로 삼으려 했고, 이제는 새누리당 비박계가 정통 보수층의 지지를 공통 토대로 삼을 수 있다며 끌어들이려는 태세다. 국민의당도 반 총장을 포함한 거물급 인사들을 추가로 영입해 대선후보 경선으로 흥행을 벌일 수 있다며 반색하고 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쪽에서는 그의 정치권 진입을 강하게 비판하며 견제구를 날리고 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4년 내내 박 대통령을 칭송하다 이제 와서 갑자기 비판하니 어리둥절하다"고 비꼬았다.
보수층이든 중도 진영이든 반 총장에 대해 기대와 관심을 보이는 것은 기존 정치권에 대한 실망의 반영일 것이다. 정식으로 출마 선언을 하지도 않았고 국내에 있지 않았는데도 그동안 대선주자 지지율에서 20~30%대를 유지한 것은 기성 정치인들과 다른 모습의 새 인물을 원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반 총장이 스스로 언급했듯이 정치는 혼자 하는 게 아니고 수단과 비전이 필요하다. 뜻을 함께할 국회 내 세력뿐 아니라 일반 당원도 모아야 한다. 무엇보다 앞으로 5년과 그 이후 대한민국의 미래에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평가를 받아야 한다. 반 총장의 출사표가 한국 정치에 새바람을 불어넣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