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정치 교체' 화두 던진 반기문 전 총장의 귀국 一聲(2017.1.13.)
joon mania
2018. 12. 13. 16:33
[사설] '정치 교체' 화두 던진 반기문 전 총장의 귀국 一聲(2017.1.13.)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어제 오후 귀국해 공항에서 내놓은 귀국 메시지에서는 '정권 교체가 아니라 정치 교체가 이뤄져야 한다'는 언급이 눈에 먼저 띈다. 그는 유엔 수장으로서 쌓은 10년의 경험을 대한민국 발전에 어떻게 활용할지 보여드리겠다고 말문을 열었지만 '나라를 하나로 묶어서 세계 일류국가로 만든다면 한 몸을 불사를 각오가 돼 있다'는 표현으로 강한 대권 도전 의지를 보였다. 반 전 총장은 1991년 뒤늦게 유엔에 가입한 데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에서 배출한 아시아인 최초의 유엔 사무총장이니 한국을 넘어 국제사회에서 대접해야 할 귀중한 자산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이미 직간접적으로 한국의 정치판에 뛰어들 의사를 밝혔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통령선거의 유력 후보 1, 2위의 지지율을 얻으면서 정치인으로 변신해버렸으니 본격적인 정치 행보를 어떻게 펼쳐갈지 지켜보자. 반 전 총장은 그동안 유엔이라는 한국 정치판의 장외 무대에 있었지만 이제는 장내로 진입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중심에 서게 됐음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정치판에 뛰어들지도 않은 그에게 대중들이 높은 지지를 보낸 것은 기존 정치인에 대한 실망과 함께 새 정치에 대한 갈망의 표현으로 읽힌다. 그는 어제 공항 기자회견에서 국민 대통합을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면서 지도자의 실패가 민생을 어떻게 파탄으로 몰고 가는지도 손수 보고 느꼈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실패에 대해서도 우회적으로 짚었다. 그는 젊은이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밝은 미래를 열어나가는 데 길잡이 노릇을 하겠다고 말해 국민들에게 사실상의 대선 출마 선언을 한 것으로 비쳐진다. 정치인 반기문은 이제 대한민국호를 어느 방향으로, 어떤 수단을 동원해 끌고 갈지 분명한 철학과 비전부터 제시해야 한다. 경제 회생 해법에서부터 외교안보 현안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목소리를 구체적으로 내놓아 평가를 받아야 한다. 분야별 세부 정책 제시만큼 중요한 것은 덮여 있던 사안에 대한 검증 작업일 수 있다. 그런 차원에서 박연차 회장으로부터의 23만달러 수수나 미국 법원의 동생과 조카 뇌물 혐의 기소 등 의혹에 대해서도 어제 양심에 부끄러움이 없다고 단호한 어조로 말했지만 추후 논란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