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혁명·내란 운운하며 헌재 탄핵심판 선동 말라(2017.2.25.)
joon mania
2018. 12. 13. 17:55
[사설] 혁명·내란 운운하며 헌재 탄핵심판 선동 말라(2017.2.25.) |
탄핵 찬반 세력들 갈등 위험수위 |
어떤 정치폭력도 용납될수 없어 |
대선주자들이 먼저 승복 천명하길 |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을 앞두고 인용과 기각을 각각 옹호하는 세력 간의 대치와 갈등은 두 동강 난 대한민국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양측은 이번 주말과 3·1절에 연이은 대규모 집회를 열어 기세 싸움을 하겠다는가 하면 곳곳에서 한 치도 양보 없는 설전을 벌이고 있다. 탄핵 찬성 쪽에서는 기각되면 혁명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하고, 탄핵 반대 쪽에서는 인용되면 내란 상태로 들어갈 것이라는 살벌한 표현을 서슴지 않고 있다. 탄핵 기각을 주장하는 태극기 집회 세력이나 탄핵 인용을 외치는 촛불 집회 세력 모두 자기들의 주장을 강요하는 데만 몰두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친박계 의원들은 헌재의 탄핵심판 결과에 대한 불복도 불사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박 대통령 측 법률대리인들이 탄핵심판 변론에서 보인 행태는 재판부를 향해 공정한 심리를 요구하는 선을 넘어 보수층을 선동하려는 것으로 읽힌다. 김평우 변호사는 촛불 집회와 태극기 집회의 충돌로 아스팔트길이 전부 피로 덮일 것이라는 자극적인 발언을 했는데 탄핵 기각을 위한 운동본부 측이 김 변호사의 변론을 인터넷에 게재해 퍼나르면서 감정적인 댓글을 유도하는 상황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일부 극우 단체 회원들 사이에는 암살단, 할복단 모집이라는 메시지가 나돌기도 한다. 탄핵에 찬성하는 국민행동 측도 온라인에서 '특검 연장'이나 '박근혜 구속' 같은 키워드를 실시간 검색어 1위로 만들겠다며 작위적인 세몰이에 나서고 있으니 피장파장이다. 이들도 벌써부터 탄핵이 기각될 경우 승복하지 않겠다는 의견을 쏟아내며 헌재를 압박하는데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다. 무엇보다 헌재가 8인의 재판관에 대한 24시간 신변 보호를 경찰에 요청한 점은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다. 경찰은 재판관 자택 주변 순찰을 강화하는 한편 실탄을 소지한 무장경찰의 근접 경호에 들어갔다고 한다. 재판관들에 대한 협박이 일반적인 수준을 넘어섰기 때문에 나온 조치일 텐데 민주국가의 품위를 떨어뜨리는 돌발 사태가 터져서는 안 될 것이다. 이럴 때는 정치권이 먼저 중심을 잡고 냉철하고 이성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 촛불과 태극기 집회 세력에 올라타거나 부추기는 언행은 절대로 자제해야 한다. 각 정당과 대선주자들은 헌재 결정에 무조건 승복할 것을 대외적으로 거듭 천명하기 바란다.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깔아뭉개는 정치 폭력 사태는 절대로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 탄핵 찬반 세력 간의 격화된 갈등에 전직 국회의원 모임인 헌정회, 4·19혁명 주역 모임인 4월회, 대한변호사협회가 각각 헌재의 결정에 무조건 승복할 것을 촉구하는 성명을 냈는데 모두가 귀담아들어야 할 얘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