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사드·소녀상 윽박지르는 中·日 넛크래커에 낀 한국 외교(2017.4.12.)

joon mania 2018. 12. 14. 17:00

[사설] 사드·소녀상 윽박지르는 中·日 넛크래커에 낀 한국 외교(2017.4.12.)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가 그제 임성남 외교부 1차관과 만났다. 부산 일본총영사관 앞 소녀상 설치 항의 표시로 자기 나라에 돌아갔다가 85일 만에 귀임한 뒤 우리 정부 관계자들을 차례로 면담하고 있는데 임 차관에 앞서 김규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과도 만난 바 있다. 그는 임 차관과 면담 후 시리아와 북한 문제에 대해 한일 양국이 연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는데 소녀상 이전과 위안부 합의 이행 등 일본 측 요구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지만 계속 우리 정부를 압박하는 중이다.
중국 측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한반도사무특별대표는 지난 10일부터 방한해 정부 쪽 업무 상대 외에 이번 대선에 나서는 각 정당의 유력 후보들을 만나고 다닌다. 어제는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와, 오늘은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와 자리를 같이한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각각 일정을 맞추지 못해 측근이나 선대위 관계자들을 대신 면담한다고 한다. 우다웨이의 각당 대선 후보 측과 면담 일정은 주한미군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에 대한 중국 측의 반대 입장을 되풀이 설명하기 위한 것이라는 데 문제가 있다. 실제로 유승민 후보가 사드를 방어용이라고 설명하자 헛기침하며 딴청을 부리거나 중국의 경제 보복 조치에 대한 중단 요구에는 특별한 대답을 하지 않았던 걸 보면 우다웨이의 의도가 쉽게 확인된다.
나가미네 대사와 우다웨이 대표의 행보는 소녀상과 사드 등 관심 현안을 놓고 윽박지르며 일방적인 주장만 펼치는 전형적인 못된 강대국의 모습이다. 상대에 대한 배려나 막후 조율을 기본으로 하는 국가 간 외교에서 취해야 할 최소 요건마저 제쳐놓고 자기들 입장만 쏟아내는 것 아닌가. 현직 대통령 탄핵 후 최고권력 공백 상태인 우리는 중국과 일본 사이에 끼어 양면에서 눌러 호두를 까는 도구인 넛크래커에 낀 신세처럼 돼버렸다. 더욱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선제타격을 포함한 군사적 대응까지 검토 중이어서 한반도 문제를 쳐다보고만 있어야 하는 처지로까지 가고 있다. 아무리 정권 교체를 앞둔 과도기라 하더라도 외교 고립을 초래해서는 안 된다. 외교는 국가의 명운을 가르는 일이니 정권 교체와 상관없이 중심을 잡고 수행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