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한국 떠나며 FTA 재협상 꺼낸 美 펜스, 당당하게 협상하라(2017.4.19.)
joon mania
2018. 12. 14. 17:05
[사설] 한국 떠나며 FTA 재협상 꺼낸 美 펜스, 당당하게 협상하라(2017.4.19.)
사흘 일정으로 한국을 찾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어제 떠나기 전 마지막 일정인 주한 미국상공회의소 연설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시사하는 발언을 해 주목된다. 펜스 부통령은 "전 세계에 걸친 미국의 모든 무역협정들을 재검토(review)하고 있다"며 "앞으로 한미 FTA도 개선(reform)이라는 목표를 향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표현했다. 트럼프 행정부 내 최고위 인사로서는 처음 한미 FTA 개정 추진을 공식적으로 꺼낸 것이니 미국무역대표부(USTR) 등에서 구체적인 요구를 어떻게 본격화할지 주시해야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미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를 내걸며 무역적자와 일자리 감소를 초래한 다른 나라와의 자유무역협정을 전면적으로 손질하겠다고 주장했다. 발효된 지 5년 된 한미 FTA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아왔는데 펜스 부통령이 총대를 맨 것이다. 펜스는 "한미 FTA 체결 이후 5년간 미국의 무역적자가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미국 산업이 진출하기에 너무 많은 장벽이 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무역수지만 보면 미국의 한국에 대한 적자폭은 2011년 116억달러에서 2015년 232억달러로 한미 FTA 이후 두 배가량 늘었다. 하지만 미국산 무기 구입으로 인한 방위산업 수지까지 고려하면 같은 기간 40% 증가에 그쳤고 서비스 수지나 지적재산권 사용료에서는 한국의 적자가 압도적이다. 무엇보다 지난 5년간 미국 기업의 한국 직접투자는 79억달러인데 비해 한국 기업의 미국 직접투자는 5배인 370억달러에 달했다. 한미 FTA 이후 한국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증가율은 세계 1위에 올라섰고, 한국 시장 내 미국산 자동차 점유율도 5년 새 2배 뛰었다. USTR는 지난달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한미 FTA에 대해 미국 수출업체들에 새로운 시장 접근의 기회를 창출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한 바 있다. 윌버 로스 상무장관 역시 주형환 산업부 장관에게 한미 FTA는 양국의 성공적인 플랫폼으로 무역과 투자, 일자리에 기여해왔다고 말했다. 한미 FTA를 재협상 테이블에 올린다면 우리는 그동안의 수치를 정확하게 제시하면 된다. 일방적인 통상 압력이 아니라 국가 간 자유무역협정을 다루는 일이니 당당하게 협상하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