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文대통령의 세세한 사드 언급이 부를 논란과 갈등(2017.6.24.)
joon mania
2018. 12. 17. 15:03
[사설] 文대통령의 세세한 사드 언급이 부를 논란과 갈등(2017.6.24.)
문재인 대통령이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밝힌 한미 간에 당초 합의됐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절차가 알지 못하는 이유로 빨라졌다는 언급은 여러 논란을 부를 만하다. 원래 올 하반기까지 발사대 1기만 실전 배치하고 나머지 5기는 내년에 하기로 했는데 탄핵 국면에서 서둘러졌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이 사드 배치 일정 같은 민감한 안보 사안을 외신 인터뷰를 통해 공개한 것도 주목되지만 이달 말 열릴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사드 문제에 또 미국을 자극할 내용을 얘기했다는 점에서 의아스럽다. 문 대통령은 경북 성주에 배치된 사드 발사대 2기 외에 4기가 이미 반입돼 보관돼 있다는 사실을 보고에서 누락했다며 진상조사토록 한 뒤 나머지에 대해 환경영항평가 등 절차를 거치도록 지시한 바 있다. 여기에 더해 이번에 배치 일정 변경을 꺼낸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사드 문제를 문 대통령이 주도적으로 끌고 가보려는 전략으로도 읽힌다. 미국이 사드 배치 지연 조치에 불쾌감을 표하며 한국을 압박하자 일종의 역공을 한 것일 수도 있다. 미 국방부는 배치 일정 변경 주장에 대해 모든 과정에 한국 정부와 긴밀하고 투명하게 협의해 왔다는 입장을 밝혔다. 해석하기에 따라서는 문 대통령의 주장에 이의를 제기한 것으로도 보인다. 문제는 사드 같은 한미 간 현안의 세세한 내용을 대통령이 직접 하나씩 집어내 공개하고 이것이 양측에 부정적인 파장을 낳아 예상치 않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취임 후 처음 얼굴을 대하는 정상회담을 잡아놓고 있는데 일련의 메시지가 오해를 준다면 양국관계를 후퇴시킬 수도 있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상대가 있는 외교는 내치와는 달라야 한다는 것을 직시했으면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