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우리 동네 돌려달라'는 청와대 근처 주민들의 호소(2017.8.19.)

joon mania 2018. 12. 17. 16:01

[사설] '우리 동네 돌려달라'는 청와대 근처 주민들의 호소(2017.8.19.)


      

청와대 부근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에 사는 주민들의 지난 17일 인근 지역에서 집회와 시위를 그만해달라는 애절한 기자회견은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주민들은 문재인정부 출범 후 연일 벌어지는 집회시위 때문에 일상생활을 할 수 없다며 '우리 동네를 돌려달라'고 호소했다. 경찰의 집계를 보면 문 대통령 취임 후 이달까지 3개월 동안 주민센터 앞에서만 300여 건의 집회시위가 열렸다. 정치적, 사회적 요구 외에 각자 지역의 현안까지 가져와 확성기로 구호를 외치고 노래를 부르며 심지어 노상방뇨에다 술에 취해 행패를 부리기까지 한다는 것이다.
주민들이 들고나온 피켓에는 '지역 현안은 그 지역에서, 예전처럼 조용히 살고 싶어요, 시위가 일상이 된 동네 살고 싶으신가요' 등 절절한 요구가 담겨 있다. 이들은 인근 장애인복지관에 폐를 끼치지 않겠다며 기자회견에 마이크나 확성기를 사용하지 않았고 구호도 외치지 않았다. 자기들에게 피해를 준 시위대와 다름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새 정부 출범 후 청와대 앞길을 개방하고 경찰이 인권 존중을 내세워 집회와 시위를 느슨하게 관리하면서 주민들의 불편은 한층 커졌다는 하소연이다. 주민대책위에 따르면 이곳에서 열린 집회 소음은 현행법상 주간 소음 기준인 65㏈을 한참 넘어 90㏈까지 측정됐는 데도 경찰이 적극적으로 단속하지 않았다니 심각하다. 경찰과 사법당국은 치안 유지와 주민 안전 보호 등에서 정해진 원칙과 규정을 제대로 집행해야 할 것이다. 전임 정부 때 과도하게 막았다고 새 정부가 이를 푸는 걸로 시민에게 박수를 받는 식의 공권력 행사는 바람직하지 않다. 나의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 타인의 권리를 무시하거나 짓밟는다면 이는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가장 후진적인 행위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