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중국의 北기업 폐쇄령, 할리우드 액션에 그치지 말아야(2017.9.30.)
joon mania
2018. 12. 18. 15:18
[사설] 중국의 北기업 폐쇄령, 할리우드 액션에 그치지 말아야(2017.9.30.)
중국이 자국 내에 세워진 북한 기업과 중국 밖에서 운영 중인 북·중 합작기업에 내린 120일 이내 폐쇄령은 그동안의 더딘 행보에 비해 파격적이어서 놀랍다. 상무부와 공상총국이 28일 오후 홈페이지에 공고를 올리는 형식으로 공개했는데 각 성급 주관부서가 감독을 집행할 것이라는 강력한 의지를 함께 담았다. 옥류관 같은 북한 음식을 팔았던 유명 식당들이 대거 쫓겨날 판으로 중국 경제에 줄 타격을 감수하며 취한 것이니 주목할 만하다. 북한의 6차 핵실험 후 채택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2375호를 그대로 이행하는 차원이지만 대북제재에 적극성을 보이지 않다가 이번엔 신속하게 나섰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중국은 안보리 결의 채택 12일 만인 지난 24일 대북 석유제품 상한선을 설정하고 섬유제품 전면 금수 조치를 취한 바 있다. 하지만 북한산 석탄 163만t 수입 재개로 약속 위반 논란을 불러왔다. 이에 대해 미국은 26일 북한 은행 8곳과 개인 26명을 제재 대상에 올리며 중국 은행과 기업을 겨냥한 세컨더리 보이콧(북한과 거래하는 제3자 제재)을 예고하고 나섰다. 중국 기업이 예전처럼 북한과 합작 또는 거래를 지속할 경우 세컨더리 보이콧이라는 직격탄을 맞을 것임을 보여줬고 마침내 중국은 북한 옥죄기에 나서고 있음을 국제사회에 증명하기 위해 폐쇄령을 서둘러 발표한 것이다. 미국은 11월 미·중 정상회담에 앞서 이번주 윌버 로스 상무장관에 이어 오는 30일엔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까지 중국으로 날아가 압박하겠다는 것이니 중국으로서는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다. 이번 조치는 이에 앞선 성의 표시와 보여주기식 카드일 수 있다. 하지만 중국이 진정 북한을 압박하려면 북핵 동결과 한미연합훈련 동시 중단인 쌍중단과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동시 진행인 쌍궤병행 주장을 거둬야 한다. 아울러 대북 원유공급도 틀어막아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의 숨통을 조여야 한다. 이런 실질적인 후속 조치가 이어지지 않으면 이번 폐쇄령을 할리우드 액션쯤으로 간주하는 국제사회의 시선을 중국은 직시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