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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美연준 새 의장에 비둘기파 제롬 파월 지명됐지만…(2017.11.3)

joon mania 2018. 12. 18. 15:36

[사설] 美연준 새 의장에 비둘기파 제롬 파월 지명됐지만…(2017.11.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차기 의장에 제롬 파월 현 연준 이사를 지명하고 2일(현지시간) 공식 발표한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한다. 파월 지명자는 상원 은행위원회 인준청문회와 전체회의 표결을 통과하면 내년 2월부터 4년간 연준을 이끈다. 조지타운대 로스쿨을 나온 변호사 출신으로 재닛 옐런 현 연준 의장과 호흡을 맞추며 일했던 만큼 그의 성향이나 경제철학을 이미 알고 있으니 시장에서는 큰 충격 없이 받아들인다.
파월 지명자는 그동안 중립적이거나 비둘기파로 분류돼 왔다. 미국이 제로금리와 양적완화 정책을 펼쳐 가다 이제 통화정책을 정상화해 가는 국면으로 돌아선 상황에서 점진적이고 신중한 금리 인상을 강조하는 옐런 현 의장과 비슷한 시각을 갖고 있다는 평가다. 트럼프의 파월 지명이 연준의 통화정책 연속성을 지켜주는, 이른바 시장친화적인 인사이며 안전한 선택을 했다는 해석과 연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금리 인상을 가능한 한 완만하게 하고 경기부양을 위해서는 통화 완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평소 개진해왔으니 통화정책 수장으로 그에 부합하는 인물을 낙점한 것이다.
하지만 파월 주도의 연준은 미국 통화정책 전반의 흐름상 옐런 의장보다 매파적 성향을 보일 수 있다는 관측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옐런 시절 이미 네 차례의 금리 인상이 이뤄졌고, 트럼프 대통령이 현재 공석인 3명의 연준 이사에 매파 성향 인사들을 채울 가능성도 높아 연준의 통화 운용 기조가 변화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점진적이라도 연준이 방향을 선회하면 한국은행을 포함한 주요국 중앙은행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국회 답변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강력하게 시사하면서 인상 시기가 곧 도래한다는 발언까지 했다. 금리 인상 시그널을 몇 차례 내비쳤지만 점차 가까워졌음을 구체적으로 알리는 언급으로 보인다. 시장의 관측처럼 미국 연준이 다음달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양국 간 금리 역전으로 인한 부작용에 대비해 한은의 행보는 더 빨라질 수 있다. 대세로 다가오는 금리 인상에 기업과 가계가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