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박근혜 출당 둘러싼 자유한국당의 지리멸렬한 모습을 보며(2017.11.4.)

joon mania 2018. 12. 18. 15:59

[사설] 박근혜 출당 둘러싼 자유한국당의 지리멸렬한 모습을 보며(2017.11.4.)


      

자유한국당이 3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출당 조치를 확정했다. 오전 최고위에서 표결로 의결을 하지 않고 홍준표 대표에게 결정을 위임해 홍 대표가 오후 기자간담회를 열어 발표하는 식으로 마무리 지었다. 당 윤리위 규정상 탈당 권유 통지를 받고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열흘 이내에 반응을 보이지 않자 강제 처분을 한 것인데 친박 세력의 반발도 컸고 정치적 부담도 상당해 진통을 겪었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자유한국당의 출당 처분은 1호 당원일 뿐 아니라 소속 후보로서 대통령에 등극했던 상징이었다는 점에서 정치적으로 간단치 않은 일이다. 홍 대표의 말처럼 국민이 박근혜 정권에 대해 부패하고 책임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하고 있는데 관계를 끊지 않으면 신뢰를 회복할 수 없다는 점에서 취한 고육지책일 것이다. 원내 107석을 거느린 제1야당으로서 보수진영 적통으로 국민에게 인정받으려면 더 쓰라린 제 살 깎기 노력을 경진해야 할 테니 가야 할 길이 첩첩산중이다.
하지만 어제 출당을 매듭짓기까지 보여준 지리멸렬한 모습을 보면 과연 보수우파 정당이 제자리를 잡을 수 있을까 걱정스럽다. 박 전 대통령 출당과 함께 친박 핵심 서청원·최경환 의원 제명 추진으로 내홍을 겪으며 정신이 팔려 지난달 국정감사를 맹탕으로 만들어버리지 않았나. 홍 대표 측 주도 세력은 박 전 대통령 출당을 바른정당 통합파의 복당 명분으로 만들어줘 보수 통합으로 이어가겠다는 계산이라는데 국민의 지지를 얼마나 받을지 의문이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겨냥해 정당마다 전열을 갖추는 거야 당연하지만 정략적인 이합집산으로는 국민의 외면을 받을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