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6년 5개월 만의 금리인상, 구조조정 골든타임 얼마 남지 않았다(2017.12.1.)

joon mania 2018. 12. 18. 16:14

[사설] 6년 5개월 만의 금리인상, 구조조정 골든타임 얼마 남지 않았다(2017.12.1.)


      

한국은행이 어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1.50%로 올리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리 경제에도 이어져온 저금리시대가 이제 종료됐음을 확인시켰다. 인상 전 연 1.25%의 기준금리는 지난해 6월 이래 17개월간 지속됐고 금리 인상 조치는 2011년 6월 후 6년5개월 만이다. 올 경제성장률이 3%대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되는 등 회복세를 보이는 데다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시 양국 간 금리 역전을 맞게 되는 요인 등을 감안한 결정이다. 향후 경기 상황과 부동산시장 그리고 가계부채 흐름 등 여러 요인을 봐야겠지만 앞으로는 통화당국이 얼마나 금리를 더 올릴지 주목해야 하는 만큼 통화긴축 시대로의 진입에 대비해야 한다.
문제는 기준금리 인상 후 다가올 충격을 최소화하고 경기 회복세를 이어가도록 정책을 지혜롭게 운영하느냐다. 경기지표는 외형상 개선되지만 금리 인상 충격을 감내할 만큼 공고한 성장세인지는 확신할 수 없다. 금리 인상이 원화값 강세를 부추겨 수출 위축을 가져올 수도 있다. 기지개를 켜고 있는 내수의 발목을 잡을 개연성도 있다. 1419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의 높아진 이자 부담에 서민들의 씀씀이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이자 내는 데 허덕이는 취약 차주의 부채 80조원 폭탄은 먼저 터질 수도 있다. 내년부터 신DTI(총부채상환비율)와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도입으로 대출 받을 여력이 줄어드는데 금리까지 오르면 부동산시장에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무엇보다 주시해야 할 부분은 이자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하며 연명하는 한계기업과 외부 환경 변화에 취약한 중소기업들에 닥칠 직격탄이다. 한국은행의 보고서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경우 대출금리가 0.1%포인트 오를 때 닥치는 자금 부담에 폐업위험도가 7.0~10.6% 올라갈 정도로 민감하다. 따라서 본격적인 금리 상승 국면으로 가기 전에 한계기업들을 솎아내는 산업 전반의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는 것이 경제 전체의 피를 맑게 만들 수 있다.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는 요즘이 선제적 구조조정의 골든타임이라는 지적과 연결된다. 막다른 벼랑에 몰려 어쩔 수 없이 하는 구조조정은 훨씬 큰 후유증을 남긴다. 지난달 국제통화기금(IMF) 연례협의단이 우리에게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라고 조언한 것도 같은 취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