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韓기자 집단폭행을 우발적 단독범행으로 축소시킨 中당국(2017.12.29.)
joon mania
2018. 12. 19. 17:52
[사설] 韓기자 집단폭행을 우발적 단독범행으로 축소시킨 中당국(2017.12.29.)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방문 중 일어난 사진취재기자 폭행 사건과 관련해 중국 수사당국이 취한 조치를 보면 어이없는 정도를 넘어 분노를 감추기 어려운 지경이다. 외교부에 전달된 중국 측 통보에 따르면 당시 행사를 주최한 KOTRA와 계약한 보안업체 소속 경호원 리 모씨 1명만을 피의자로 구속했다는 것이다. 특히 얼굴을 심하게 다친 매일경제 기자의 피해 정도를 중상 바로 아래인 경상 1급으로 분류하고, 허리를 다친 한국일보 기자는 뚜렷한 외상이 없다며 피해자로 보기 힘들다는 소견을 내놓았다는데 기가 막힐 일이다. 중국 측은 이런 수사결과를 지난 25일 외교부에 전해왔고 외교부가 피해 기자들에게 이를 전달했다고 한다. 당시 폭행을 당했던 매일경제 기자는 코뼈와 눈주위뼈 골절로 수술을 받았고 시각과 후각 신경 손상 등 심각한 후유증으로 아직 병상에 있다. 사건이 벌어졌던 상황을 보면 실랑이가 벌어지자 중국 측 경호원 10여 명이 기자를 밀어 넘어뜨리고 함께 폭행한 데다 리씨로 보이는 한 명은 바닥에 쓰러진 상태의 얼굴을 향해 구둣발로 걷어차는 무자비한 폭행을 저질렀다. 정황을 종합하면 누가 봐도 집단적으로 저지른 구타임이 분명한데 1명의 피의자만 내세워 개인의 우발적 폭행으로 결론지으려는 것은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 외교부는 폭행 사건을 보안요원 1명의 우발적 행위로 국한해 처리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는 입장을 중국 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중국을 방문 중인 윤순구 외교부 차관보가 신속하고 철저한 조사를 강조했다니 중국 측이 얼마나 진전된 추가 조치를 취하는지 볼 것이다. 문제는 중국 외교부도 공안당국도 피해자들에게 아직도 공식적인 사과를 안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사건은 중국으로부터 국빈 초대를 받아 방문한 대한민국 대통령 참석 행사에 비표를 받아 취재하던 기자를 그 나라의 경호 관련자가 폭행했다는 점에서 전 세계 언론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중국은 폭행 가담자를 빠짐없이 가려내 엄벌하고 피해를 입은 기자들에게 속히 공식 사과를 해야 한다. 개인의 우발적 폭행 정도로 덮어버린다면 중국에 대한 한국 국민의 시선이 싸늘해질 것임을 직시하기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