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오락가락한 현송월 訪南…北 의도에 끌려다녀선 안된다(2018.1.22.)

joon mania 2018. 12. 20. 16:13

[사설] 오락가락한 현송월 訪南…北 의도에 끌려다녀선 안된다(2018.1.22.)


      

북한 예술단의 평창동계올림픽 문화행사를 위한 북측 사전 점검단이 21일 들어와 이틀 일정으로 강릉과 서울을 둘러보고 있다. 북측은 선수단, 응원단 참가와 관련해서는 25~27일 윤용복 체육성 부국장을 단장으로 한 총 8명의 선발대를 파견하겠다고 밝혔다. 또 금강산 문화행사와 마식령스키장에서의 훈련 협의를 위한 우리 측 선발대 파견을 23일부터 2박3일간 하자는 제안에 북측이 동의했다. 스위스 로잔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주재로 열린 회의에서는 5개 종목에 북한 선수 22명과 코치 포함 임원 24명 등 46명의 선수단 참가가 승인됐다.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에는 북 선수 12명이 가세해 35명의 엔트리로 결정됐다.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위한 세부 협의가 이렇게 속속 이뤄지고 있으니 평창올림픽을 매개로 한 남북 교류가 현실화되고 있다.
하지만 21일 들어온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 등 사전점검단의 행보를 보는 우리 국민들 마음이 썩 편하지 않다. 새 정부 들어 첫 북측 인사의 방남이고 개성공단 폐쇄 후 처음 경의선 육로로 왔으니 주목해야 하지만 일방적 일정 변경 등 찜찜한 대목 때문이다. 현 단장 등은 당초 20일부터 방문을 예정해놓고 19일 밤 돌연 취소를 통보했다. 우리 측이 20일 사유를 알려달라고 요청하자 북측은 다시 21일 보내겠다고 했는데 우리를 일방적으로 들었다 놨다 하는 무례한 행태였다.
현 단장의 일정 변경은 어떤 연유인지 들어봐야겠지만 남북 간 합의를 뒤집고 오락가락했다는 점만으로도 비난받아 마땅하다. 우리 정부는 북측에 제대로 따지지도 않고 질질 끌려가는 듯해 답답하다. 북한은 고위급 회담 합의 후 올림픽에 선수단 파견보다는 예술단 공연 등에 더 무게를 실어 문화행사 등을 체제 선전장으로 활용하려는 것 아닌지 의구심을 자아내게 하고 있다. 북한이 문화행사에서 우리 국민을 당혹스럽게 만드는 공연이나 노래를 올리려 한다면 실무협의에서 걸러야 할 것이다. 이를 강행한다면 남북 화해보다는 되레 우리 국민의 반감만 더 키울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예술단의 문화행사나 선수단 파견을 둘러싼 실무 협의에서 우리가 북한의 의도에 끌려만 다녀서는 안 된다. 평창올림픽 이후 이어질 남북한 관계의 긴 안목 위에서 접근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