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주한 대사 철회·무차별 관세폭탄, 美의 한국 홀대 度 넘었다(2018.2.2.)
joon mania
2018. 12. 20. 16:21
[사설] 주한 대사 철회·무차별 관세폭탄, 美의 한국 홀대 度 넘었다(2018.2.2.)
미국 백악관이 주한 대사로 내정했던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 지명을 철회했다는 소식은 그동안의 외교 관례상 이례적인 일이다. 우리 정부가 아그레망(임명동의)까지 내준 상태에서 미국이 대사 지명을 철회했다는 점에서다. 최종 검증 과정에서 백악관 핵심 참모들과 제한적인 대북 타격 전략을 놓고 이견을 보인 때문이라고 한다. 무엇보다 언론에 보도되기 전 미국 측이 우리 정부에 대사 지명 철회 사실을 미리 통보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 데다 앞으로도 대사 공석 상태가 길어질 듯하다는 점이 당혹스럽다. 보호무역주의 깃발 아래 한국에 대해 무차별적으로 퍼붓는 미국의 무역규제 공세도 심각하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한국산 베어링과 폴리에스테르 섬유 제품에 각각 최대 45%의 반덤핑 관세를 매기기로 예비판정했다고 밝혔다. 올 들어 삼성과 LG 세탁기 그리고 태양광 패널에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발동한 데 이어 다른 품목에도 관세 폭탄을 부과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비슷한 시점에 서울에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을 위한 2차 협상에 양측 대표단이 마주 앉았다. 관세를 없애 자유로운 교역을 하자며 FTA를 맺어놓고 불과 5년 만에 개정하자더니 한쪽에서는 관세 폭탄과 세이프가드 등 무역규제를 남발하고 있으니 미국은 한국을 교역 대상국으로 존중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최근 빚어진 대사 지명 철회나 관세 폭탄은 한미 관계에 드리워진 심각한 이상 기류다. 한발 더 나가 한국을 대하는 미국의 태도가 정상적인 국가 간 관계로는 볼 수 없는 도를 넘는 수준으로밖에 안 보인다. 새로운 대사 후보를 지명해도 상원 청문회와 인준 절차를 감안하면 수개월은 더 걸릴 테니 지난해 중반 이미 대사를 보낸 중국이나 일본에 비교하면 우리를 너무 홀대하는 셈이다. 문재인정부의 대북 유화 자세 때문에 한미 간에 이견이 생겼더라도 전략적으로 풀어가면 되는 일이지 양국 관계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인상을 국민들에게 줘서는 안 될 것이다. 한국은 미국의 동북아 전략에서 차지하는 지정학적 가치를 넘어 혈맹 관계로 맺어진 동맹국이지 않은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