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하루 만에 무산된 경총 회장 인선 지금 내부 다툼 할 때인가(2018.2.24.)
joon mania
2018. 12. 20. 16:35
[사설] 하루 만에 무산된 경총 회장 인선 지금 내부 다툼 할 때인가(2018.2.24.)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새 회장 선임을 두고 벌이는 내홍을 보며 찜찜하고 편하지 않은 기분을 느끼는 이들이 많다. 경총은 22일 열린 정기총회에서 차기 회장을 선임하려다 결론을 내지 못했고 기존의 회장과 부회장은 동시에 사임해 지도부 공백 사태를 맞았다. 총회 하루 전에 박상희 대구경총 회장이 내정됐다고 알려졌고 언론매체는 기정사실처럼 보도했다. 하지만 정작 정기총회에 앞서 열린 회장 선출을 위한 전형위원회 회의에서 나온 거센 반발에 내부 갈등만 겪은 채 새 회장 선임은 무산됐다. 내정됐다고 알려진 박 회장은 본인 소유의 미주철강을 운영하는 기업인으로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을 역임했고 국회의원도 지낸 인물이다. 경총 내부에서는 새 회장으로 손경식 CJ 회장과 박 회장 등을 추천하며 논의 중이었다고 한다. 일부 전형위원들은 박 회장에 대해 경총 설립 47년 만의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 대표 출신의 회장 선임을 반대했다는 것이다. 반면 박 회장은 6인의 전형위원 가운데 4인이 10대 기업 소속으로 대기업 위주의 편파적 구성이라며 경총을 대기업 이해만을 대변하기 위해 끌고 가려 한다고 반박했다고 한다. 경총은 경제5단체의 하나로 노사문제에 경영계를 대변해 목소리를 내는 조직이다. 지난해 현 정부 출범 초기에 김영배 전 부회장이 일자리 정책을 공개적으로 비난했다가 문재인 대통령의 질책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노사정위원회 등에서 정부, 노조와 함께 삼각 축을 맡는 만큼 그 위상을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 더욱이 고삐를 늦출 수 없는 사회적 과제인 노동개혁을 추진하려면 경영계의 대변자로서 경총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다. 이를 위해 경총의 새 회장 선임은 내부의 총의를 모은 뒤 구성원의 이해를 최대한 대변할 인사로 이뤄져야 할 것이다. 행여 청와대와 정치권의 입김이 작용해서도 안 된다. 새 회장 선임 후 시급히 조직과 기능을 정비해야 할 판에 내부 다툼으로 꼴사나운 모습만 비치고 있으니 한심할 따름이다. 경총 같은 조직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세력 싸움은 전혀 합당하지 않다. 이달 말 새 회장을 다시 추대한다니 잡음 없이 처리하기를 촉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