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북한경제 근본적 변화 몰고올 베트남식 개혁개방 모델(2018.5.5.)
joon mania
2018. 12. 24. 16:02
[사설] 북한경제 근본적 변화 몰고올 베트남식 개혁개방 모델(2018.5.5.)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베트남식 개혁·개방을 추진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는데 관심을 끄는 얘기다. 김 위원장과 문 대통령이 도보다리 산책에 이은 벤치 대담을 하며 두 정상 간에 나눈 속 깊은 대화의 한 대목인 만큼 구체적인 내용은 나중에 알려질 것이다. 여하튼 김 위원장이 완전한 비핵화 이후 국제사회에 진입하면서 획기적인 경제 발전을 통해 북한을 변화시킬 방안을 고민해왔고 하나의 이행 모델로 베트남식 개혁·개방을 추구하고 있다는 것이니 기대를 갖게 만든다. 쇄신을 의미하는 베트남어 '도이머이'로 불리는 베트남식 개혁·개방은 정치적으로 공산당 지배 형태를 유지하면서 경제적으로는 시장을 개방하고 해외에서 자본을 유치해 시장경제와 자본주의를 접목하는 방식이다. 베트남전 종료 후 전쟁으로 인한 황폐와 잇단 자연재해, 대규모 난민으로 인한 사회문제로 헤매던 베트남은 1986년 도이머이 정책을 택하면서 완전히 돌아섰다. 외국인투자법을 개정한 뒤 다른 나라의 직접투자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1992년 우리와도 수교했고, 1996년에는 총부리를 겨누며 싸웠던 미국과 수교하며 아세안에도 가입했다. 베트남의 국제무대 도약은 2007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면서 정점을 찍었다. 과감한 개혁·개방 덕분에 베트남 경제는 거침없는 성장을 이어가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7.4%로 아시아 최고 수준에 달한다. 김 위원장이 공산주의 체제를 유지하는 나라 중 경제 개발의 모델로 중국보다는 베트남 방식을 추구하려는 것은 여러 측면의 포석이 될 수 있다. 베트남식은 외국 자본의 직접투자 유치를 통한 경제 개발인데 이를 위해서는 미국과의 관계 개선이 선결 과제다. 따라서 베트남식 개혁·개방은 비핵화를 조건으로 미국과의 수교를 포함한 관계 개선을 도모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 한국전쟁 참전 이후 혈맹관계를 내세워 북한을 쥐고 흔들겠다는 중국에 대해 김일성·김정일 시대와는 달리 일정한 거리를 두겠다는 전략일 수도 있다. 김 위원장의 베트남식 개혁·개방 모델 추구는 경제 측면에서 북한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바람직한 카드다. 정치적으로는 미국을 지렛대로 삼아 중국을 견제할 수단도 되는 만큼 양수겸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