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설비투자 두 자릿수 감소가 의미하는 것(2018.8.1.)

joon mania 2018. 12. 25. 17:15

[사설] 설비투자 두 자릿수 감소가 의미하는 것(2018.8.1.)


      

통계청이 어제 발표한 6월 산업활동동향에서 설비투자가 전년 동월 대비 두 자릿수로 감소한 대목은 충격적이다. 설비투자는 1년 전에 비해 13.8% 감소했는데 2013년 2월의 -23.1% 이래 5년 반 만에 최대 수치다. 지난해 6월에는 반도체 부문에서의 대규모 투자로 그 전년 동월에 비해 18.7%의 증가세를 기록한 바 있다. 올해 두 자릿수 감소세로의 반전은 이 같은 전년 동기의 기저효과를 감안해도 심각하다. 설비투자의 전월 대비 증감률은 -5.6%로 3월 이후 4개월 연속 내리막을 걸었다. 설비투자 4개월 연속 감소는 2000년 9~12월 이래 18년 만의 일이다. 우리가 설비투자 감소에 주목하는 이유는 설비투자가 혁신성장의 토대가 되기 때문이다. 혁신성장은 기업이 투자와 생산을 늘려야 가능해진다. 제조업의 설비투자를 증가세로 돌려놓지 못하면 한국 경제에 비칠 서광은 더 멀어진다. 제조업 생산은 전월보다 0.8% 감소했고 평균가동률도 73.5%로 전월보다 0.5%포인트 하락했다. 그나마 서비스업 생산이 0.2% 증가했고 소매판매도 전월보다 0.6% 증가했는데 월드컵 기간 중 생긴 특수와 중국인 관광객 증가 덕분이라니 일시적일 수 있다.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하듯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얼어붙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보면 전체 산업 업황BSI는 75로 한 달 전에 비해 5포인트 하락하며 2개월째 내리막이다. 하락폭이 2015년 6월 -9포인트 이후 최대였는데 당시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으로 내수가 급랭하던 때였던 점을 감안하면 최근 추세는 이례적이다. 주 52시간 근무 시행과 2년 연속 최저임금 두 자릿수 인상 등이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게 기업들의 응답이다.
기업의 설비투자 급감은 우리 경제의 성장동력이 흔들리고 있음을 역력히 보여주는 심각한 지표다. 2016년 4분기부터 이어진 반도체 부문의 호황과 그에 따른 대규모 투자가 올 하반기부터 주춤해지는 추세다. 다른 한 축인 자동차 부문은 미·중 무역분쟁의 불똥으로 수출 부진까지 더해지고 있다. 반도체와 자동차의 추락은 제조업의 위기를 넘어 한국 경제 전체의 암울한 미래를 뜻하는 만큼 특단의 대책이 절실하다. 정부의 친노동정책과 대기업 규제가 기업의 투자를 옥죄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면 근본적으로 기조를 전환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