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중국인 단체관광, 금지할 땐 일사불란 허용할 땐 찔끔찔끔(2018.8.25.)

joon mania 2018. 12. 25. 17:43

[사설] 중국인 단체관광, 금지할 땐 일사불란 허용할 땐 찔끔찔끔(2018.8.25.)


      

중국 정부가 최근 상하이에서 출발하는 중국인들의 한국행 단체관광을 허용했다고 한다. 먼저 일부 여행사에만 허용했는데 조만간 상하이 전체로 확대한다는 것이다. 다만 신문과 인터넷 광고를 할 수 없고 기존 고객연락망을 활용하는 오프라인 방식 영업만 풀었다. 상하이는 인구나 경제력에서 큰 상징성을 가진 만큼 저장성, 장쑤성 등 인근 지역으로 확대될지 관련 업계에서 주목하고 있다. 상하이시, 저장성, 장쑤성 등 화둥 지역은 이전까지 한국행 단체관광의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였으니 추가 조치에 기대를 걸 만하다.
중국 정부는 한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보복으로 한국행 단체관광 금지령을 내렸다가 지난해 10월 한중정상회담 때 공동발표문 이후 풀기로 했지만 찔끔찔끔 늘리는 중이다. 금지령을 내릴 때는 전국적으로 일사불란하게 곧바로 시행에 들어갔던 것과 확연하게 대비된다. 이번에 상하이가 추가되면서 한국행 단체관광 허용 지역은 베이징, 산둥성, 후베이성, 충칭까지 5곳으로 늘었다. 상하이에서도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단체관광은 허용하지만 사드 용지를 제공한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호텔과 롯데면세점을 이용할 수 없도록 제한했다. 또 크루즈 출항이나 전세기 운항은 금지하며 온라인 신청과 모객도 불허한다는 조건을 계속 붙여놓았으니 반쪽 해제에 불과해 심히 유감스럽다.
중국은 한국행 단체관광 중단이 인민들의 자발적인 선택이라고 얼토당토않은 발뺌을 해왔다. 하지만 사드 보복 해제라면서도 지역별로 찔끔찔끔 확대하거나 롯데면세점 이용 제한 등 전제를 붙여놓은 걸 보면 당국의 지시에 의한 제재임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중국은 연간 1억명을 웃도는 중국인 해외 관광객을 정치적인 목적 달성을 위한 무기로 활용한다는 비난을 받은 바 있다.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팔라우가 대만과 단교하라는 중국의 압박을 거부한 뒤 지난해 11월 중국 당국의 관광 금지령 이후 경제 전체가 휘청거릴 정도의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사드 보복 해제 운운하며 중국이 단체관광 해제를 선심 쓰듯 찔끔찔끔 푸는 것은 어찌 보면 모욕적이다. 양국 정상 간에 합의를 했으면 중국은 전면적인 해제로 받아들여질 정도의 진정성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