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소득주도성장에 매몰 말라는 대통령 경제자문 수장의 苦言(2018.9.3.)
joon mania
2018. 12. 25. 17:47
[사설] 소득주도성장에 매몰 말라는 대통령 경제자문 수장의 苦言(2018.9.3.)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이 지난달 30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소득주도성장 등 현 정부의 경제정책에 쓴소리를 던졌다고 한다. 그는 대통령 직속 경제자문기구의 수장을 맡고 있는 데다 이른바 J노믹스를 설계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던 인물인 만큼 눈길을 끌지 않을 수 없다. 김 부의장은 최근 악화 일로를 거듭하고 있는 경제지표에 대한 진단과 함께 일선 현장에서 감지되는 민심을 전한 것으로 보인다. 김 부의장은 문 대통령에게 "소득주도성장은 사람 중심 경제의 한 부분"이라며 "소득주도성장 논쟁에만 매몰되지 말고 사람 중심 경제라는 큰 틀에서 얘기하고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SNS에 '잘못 기획된 정책의 잘못된 결과를 모두 세금으로 메꾸려 한다'고 글을 올린 바 있다. 또 지난달 페이스북에는 "최저임금 이슈로 1년을 보내는 사이 경제 체력이 나빠지고 외부 환경도 악화됐다"며 "경제 운용의 기본 구조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썼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김 부의장의 고언을 소득주도성장을 변경하거나 폐기하라는 내용은 아니었다고 애써 부인했지만 이미 공개된 몇 차례의 언급을 보면 어떤 취지인지 충분히 읽힌다. 작금의 한국 경제를 보여주는 여러 지표는 심각한 단계에 와 있다. 투자는 20년 전 외환위기 수준, 고용은 10년 전 금융위기 수준으로 추락했다. 현재와 미래의 경기 흐름을 나타내는 지표는 동반 하락세다. 기업의 경기심리와 개인의 소비심리는 새 정부 출범 전 탄핵 정국 수준으로 뒷걸음질했다. 김 부의장이 지난 5월 이미 경기 침체의 초입 국면이라는 진단을 한 바 있는데 여러 지표를 보면 들어맞는 셈이다. 하지만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달 31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소득주도성장을 더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문 대통령과 경제참모들은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한국 경제가 수렁에 빠져들고 있는데도 소득주도성장이라는 도그마를 고집하다 더 큰 험로를 만나게 해서는 안된다. 김 부의장의 고언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