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땅꺼짐에 기울어진 유치원, 낮이었으면 대참사 날 뻔(2018.9.8.)
joon mania
2018. 12. 25. 17:50
[사설] 땅꺼짐에 기울어진 유치원, 낮이었으면 대참사 날 뻔(2018.9.8.)
서울 동작구 상도동 상도초등학교 용지 안에서 6일 저녁 발생한 유치원 건물이 기울어진 사고는 가슴을 쓸어내리게 한 아찔한 일이었다. 터파기를 하던 인근 다세대주택 공사장의 축대 붕괴로 지반이 꺼졌고 이로 인해 언덕 위에 있던 4층짜리 유치원 건물이 10도가량 기울었다. 공사장에서 일하던 인력이 없었고 유치원도 수업을 다 마친 후로 건물 안에 사람이 머물지 않아 인명 피해가 없었는데 아이들이 모여 있던 낮 시간에 터졌으면 자칫 대참사를 빚을 수도 있었을 듯하다. 동작구가 사고 조사 전문가들에게 의뢰해 유치원 건물을 진단한 결과 기울어져 손상된 부분은 당장 철거해야 하고 나머지는 정밀안전진단을 한 뒤 활용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한다. 지난 며칠간 내린 비로 다세대주택 공사장 옹벽의 기초 부위가 약해지고 파이면서 전조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유치원 측이 6월 말부터 구조안전진단 업체에 맡겨 점검하도록 했는데 지난달 22일 3차 계측에서 이상징후를 확인해 공사 현장에 즉시 통보했다는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이 5일 대책회의를 열었고 다음날 다세대주택 공사 업체는 안전조치계획을 제출하기로 약속했는데 그날 밤 붕괴 사고가 터져버렸다니 왜 더 서두르지 않았는지 안타깝게 만든다. 전문가들은 공사장 축대를 쌓을 때 인근 유치원 지반 흙에 말뚝을 박아 단단하게 다졌으면 안전했을 것이라고 지적하는데 말뚝 공사를 하지 않았고 그것이 규정 위반도 아니라니 한심하다. 동작구청 측은 서울시교육청에서 마련한 대책회의에 구청 관계자 참석 요청을 받고도 응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구청이 교육당국의 안전조치 요구에 제대로 대응한 것인지 정확히 따져봐야 할 대목이다. 지난달 31일 서울 가산동에서도 공사장 흙막이가 무너져 인근 아파트 주차장과 도로에서 대형 지반 침하가 발생한 바 있다. 가산동과 상도동 사고 모두 인근 공사장 터파기 때문에 생긴 점에서 흙막이와 옹벽 공사에 대한 안전점검이 절실해졌다. 시공 업체가 사고 예방과 관련한 산업안전보건법 규정을 제대로 준수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행정안전부가 어제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공사장 구조물 특별점검을 요청했는데 대형 사고를 당하기 전에 꼼꼼히 살펴보기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