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미·중 무역전쟁 확전 피했지만 긴장 늦출 때 아니다(2018.12.3.)

joon mania 2018. 12. 26. 16:56

[사설] 미·중 무역전쟁 확전 피했지만 긴장 늦출 때 아니다(2018.12.3.)


마주 달리는 열차끼리 충돌을 불사하듯 무역전쟁을 벌이려던 미국과 중국이 일단 추가 관세 부과를 안 하고 앞으로 90일 동안 해결책을 찾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정상회담에서 끌어낸 합의다. 미·중 간 무역전쟁이 본격화한 이후 두 정상이 처음 마주했는데 확전을 막았으니 일단은 윈윈 게임을 한 셈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7~8월 500억달러 상당의 중국산 제품 관세율을 25%로 올린 데 이어 9월엔 2000억달러어치에 10%의 관세를 부과했다. 이에 중국 정부가 1100억달러어치 미국산 제품에 5~25%의 관세를 매기며 맞불을 놓자 미국은 앞서 10%로 정했던 2000억달러어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내년 1월부터 25%로 올린다는 계획이었는데 보류한 것이다.
이번 합의는 미국과 중국에 수출입으로 관계를 맺고 있는 국가들을 안심시켰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정상회담에 배석했던 래리 커들로 미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매우 잘 진행됐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도 "양국 간 경제적 갈등을 막았고 상생협력을 위한 새로운 공간을 열었다"고 평했다. 양측은 앞으로 90일간 강제적인 기술 이전, 지식재산권, 비관세장벽 등을 놓고 구체적인 협상을 하기로 했다. 정해진 기간 안에 합의를 끌어내지 못하면 미국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10%가 25%로 인상되고 이에 맞서는 중국의 추가 맞불이 재개될 수 있는 만큼 공생을 향한 결론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미·중 무역전쟁은 글로벌 경제 전체를 억누를 뿐만 아니라 양국에 대한 수출 비중이 40%에 달하는 우리 경제에는 직격탄이다. 우리는 중국 수출 중 중간재 비중이 80%에 달해 미국의 고율 관세로 중국의 대미 수출이 줄면 직접 영향을 받는 구조다. 한국 경제에 중요한 버팀목인 수출마저 흔들리면 부진한 투자와 소비에 더해 경제 전체가 수렁으로 빠질 수 있다. 미·중 간 이번 합의에도 불구하고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이유다. 글로벌 통상 갈등이 장기화될 수도 있으니 정부나 기업 모두 이를 일시적 변수가 아니라 상수로 간주하고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중장기적으로는 수출시장을 다변화하고 대외의존적 경제구조를 바꿔 수출과 내수의 균형을 이뤄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