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내년이 무섭다는 기업, 정부는 투자 여건부터 만들라(2018.12.14.)
joon mania
2018. 12. 26. 17:02
[사설] 내년이 무섭다는 기업, 정부는 투자 여건부터 만들라(2018.12.14.)
20대 그룹 가운데 70%가량이 내년 사업 계획을 아직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는 본지의 조사 결과는 기업들이 처해 있는 불확실한 경영 환경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새해까지 채 한 달도 남지 않았는데 대내외에 걸친 불투명한 여건에다 고려해야 할 변수가 너무 많아 예상 실적과 투자 규모 등을 가늠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나마 사업 계획을 세웠다고 해도 투자와 고용을 늘리겠다는 기업은 드물다는 점이 심각하다. 상위 대기업들마저 이렇게 안갯속을 헤매는 듯한 상황이라고 이구동성 입을 모으니 내년을 맞기가 무섭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실정이다. 내년 기업들의 경영 환경은 여러 측면에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다. 대외적으로 미국의 나 홀로 성장이 주춤해지는 데다 중국과 일본의 성장률 하락까지 더해 세계경제 전반의 수요 위축을 피하기 어려울 듯하다. 잠시 휴전에 들어가 있지만 미·중 무역전쟁이 재개돼 더 가속될 여지가 큰 상황이다. 미국발 금리 인상에 맞추기 위한 각국의 후속 조치와 신흥국발 위기 재발 가능성이 세계경제를 위협한다. 기업들은 실제로 대외 요인 중 가장 큰 리스크로 글로벌 경기 침체를 우선적으로 꼽았고 여기에 보호무역과 통상 압력, 글로벌 금리 인상을 추가했다. 대내적으로는 정부의 친노동 정책과 강성 노조의 과도한 경영 관여가 여전히 기업들을 옥죌 것으로 봤다. 2년째 이어진 두 자릿수 최저임금 인상 적용과 주 52시간 근무제 본격 시행은 대기업에서부터 중소 자영업자에 이르기까지 비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기업들에 드리워진 불확실한 경영 환경 중 정부의 노력으로 걷어낼 수 있는 대목은 과감하게 나서줘야 한다. 대기업은 신사업 규제 완화가 시급하다는 응답을 가장 많이 내놓았는데 특단의 조치를 강구하기 바란다. 홍남기 신임 경제부총리가 수차례 언급했으니 최저임금 인상 속도 조절도 손에 잡힐 대책을 빨리 내놓는 게 필요하다. 상법이나 공정거래법 개정도 기업들을 압박할 게 아니라 기업 활동을 편하게 함으로써 궁극적으로 투자를 활성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 할 것이다. 재계가 정부에 소통 기회를 늘려달라는 것은 기업의 애로를 듣고 이를 풀어줌으로써 기업의 기를 살리는 정책을 펴달라는 요청이다. 정부는 기업들이 주저하지 않고 투자에 나설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