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새해에는 꼭④ 욕먹을 각오로 규제 개혁 성과 보여라(2018.1.28.)
새해에는 꼭④ 욕먹을 각오로 규제 개혁 성과 보여라(2018.1.28.)
전국 택시업계의 강력한 반발로 카카오택시에서 이달 시행에 들어가려던 카풀 서비스가 한발도 내딛지 못한 채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상황은 이해관계에 얽힌 규제 천국 대한민국의 한 단면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카카오 카풀서비스는 당초 지난 7일 시범 운행을 계획했다가 한 택시기사의 분신 사망과 국회 앞 항의 집회 등에 밀려 내년으로 무기 연기됐다.택시업계의 반발에 정부와 여당은 택시기사 월급제 도입 등 설익은 조치를 들먹이며 우왕좌왕했고 야당 원내대표는 장외집회에 나가 과거 당론으로 찬성했던 카풀 정책을 전면 반대하는 듯한 인기영합성 발언을 쏟아냈다가 뒤늦게 주워담으며 곤욕을 치렀다.정부든 여야 정치권이든 눈앞의 목소리에 휘둘리며 끌려다니기 만 할 뿐 갈등을 중재하거나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역할을 보여주지는 못하는 것이다.
재계의 목소리를 대변하면서 정부와 국회에 기회 있을 때마다 규제 개혁에 나서줄것을 촉구해온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그제 같은 얘기를 다시 한건 이런 답답한 상황에 대한 비판이었다.그는 최근 카풀서비스나 협력이익공유제 등을 둘러싸고 첨예하게 맞선 이해 갈등에 아무도 십자가를 지지 않고 있어 규제 관련 법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질타했다.정부는 규제를 푸는데 좀처럼 나서지 않고 여야는 한쪽 당사자를 설득하려하기는 커녕 오히려 표나 인기를 쫓아 부추기는데 급급한 행태에 몰두하니 이렇게 답답함을 토로한 것 아니겠나.
대한민국은 지금 미래 성장을 이끌 새 엔진으로서 4차산업혁명과 관련된 신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해야 하는데 기득권 세력의 철옹성 같은 반대와 그에 연결돼있는 규제에 막혀 앞을 향해 가지 못하고 있다.카풀 서비스 같은 공유경제나 자율주행차나 인공지능을 활용한 산업 등 시대변화에 부응하면서 소비자에게 편의를 증진할 수 있는 분야는 더 뒤처지지 말고 한시라도 서둘러 선발자들을 따라가야한다.정부와 국회 모두 박 회장 말처럼 이제는 십자가를 메고 나서 갈등을 중재하고 이해를 조정하는 역할을 적극적으로 자임해야한다.그런 노력이 기득권의 벽을 허물고 각종 정책에서 규제혁파로 이어진다.그러려면 당연히 욕먹을 각오를 해야한다.새해에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밝게 만드는 길이라면 장관이든 국회의원이든 자리에 연연말고 몸을 던져 오로지 성과로 보여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