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새해에는 꼭⑥ 적폐청산 접고 사회통합으로 가자(2018.12.31.)

joon mania 2018. 12. 30. 17:50

새해에는 꼭⑥ 적폐청산 접고 사회통합으로 가자(2018.12.31.)



문재인 정부 2년차였던 올해에도 적폐청산은 다른 국정목표를 모두 압도하며 내내 전면에 자리했다.권력기관 개혁을 내건채 국정원을 뜯어 고쳤고 기무사령부를 해체한 뒤 이름을 바꿔 새로 창설했다.검경수사권조정안을 발표했고 재판거래 의혹 수사로 사법부는 벼랑끝에 몰려있다.권력 적폐를 넘어 사회경제분야 불평등한 구조를 바로 잡아야 한다더니 급기야 생활적폐라는 용어까지 등장했을 정도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측근에 의한 국정농단이 민심의 분노를 불렀고 정권 교체를 불렀지만 새 정부 출범후 진행된 몇몇 정책에 대한 국민의 공감과 수용에 그동안 누적된 여론의 피로감이 작용하면서 괴리를 보이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이른바 권력적폐 청산에 전직 대통령과 인사들을 줄줄이 감옥에 보내는 등 과거와 단절을 이뤄냈으나 동시에 애꿎은 희생자도 만들면서 갈등과 반발도 불렀다.적폐청산이 과거의 잘못된 역사와 관행으로 생긴 산물을 바로 잡는 것이라지만 반대쪽에서 보복과 희생양이라는 프레임으로 맞서는 한 수렴을 이뤄내는건 쉽지 않은 일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월 포용국가전략회의를 주재하면서 `모두를 위한 나라, 다함께 잘 사는 포용국가'라는 새 비전을 제시한바 있다.포용적 사회, 포용적 번영 같은 표현을 내세우며 사회 안정망 확보와 노후 복지 보장으로 차별과 불평등의 대물림 차단을 강조했다.포용은 남을 너그럽게 감싸 받아들이는 것을 말하는 만큼 우리 사회가 발전시켜나갈 의미있는 준칙으로 활용될 수 있는 개념으로 보인다.문 대통령은 11월1일 내년도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하며 했던 시정연설에서 한걸음 더 구체적으로 포용을 말했다.성장의 열매가 골고루 돌아가는 포용적 성장이라는 개념과 함께 `배제하지 않는 포용`이 우리 사회의 가치와 철학이 될때 함께 잘 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는데 남은 임기 중에 구체화할 3개년 계획에 희망과 기대를 갖게 만든다.
문재인 정부는 적폐청산을 통해 정부의 공공성을 회복하고 국민 신뢰를 회복하려했다.적폐는 과거부터 쌓여온 폐단이라는 의미이니 그동안 진작 터져나왔어야 할 울분이었다.촛불에 의한 정권교체와 새 정부 출범은 한차례 울분을 표출할 기회였다.권력적폐,사회적폐,생활적폐까지 청산을 강조한 지난 1년반의 과정은 그 연장선이었다.이제 한해를 마감하고 새해를 여는 시점에 분기점을 만들어보자.2019년부터는 인적 청산보다는 법과 규정 손질을 통한 제도적 정비에 주력하자.대립보다는 통합을 선택하자.과거에서 헤어나와 앞을 보고 미래를 향해 달려가자.그것이 정치적 통합과 사회적 통합을 이뤄내는 길이다.문 대통령이 말한 포용을 실천하는 길도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