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필동정담] 100년 맞은 전국체전(2019.10.1)

joon mania 2019. 10. 2. 10:05

[필동정담] 100년 맞은 전국체전(2019.10.1) 

 
 

햇수를 따져 기념하려는 노력은 동양보다 서양에서 더 유별났던 듯하다. 꺾어진 해를 칭하는 단어가 훨씬 다양한 걸 보면 짐작할 수 있다.
 
10년을 칭하는 데케이드(decade)는 일상에서 익숙하다.
25·50·60·75년은 축제나 기념일에 붙이는 주빌리(jubilee)라는 표현을 활용해 나눈다.  실버 주빌리는 25주년을, 골든 주빌리는 50주년을 뜻한다. 다이아몬드 주빌리는 60주년 혹은 75주년인데 결혼이든 왕의 즉위든 실제로 해당하는 경우가 드물 테니 함께 쓰는 걸로 짐작한다.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은 2012년 60주년 즉위식으로 다이아몬드 주빌리라는 명칭을 썼는데 2027년 75주년 때 또 한 번 쓸지 궁금하다.
100년인 센추리(century)는 세기별로 1년에서 100년까지를 끊은 것으로 역사를 구분하는 데 필수적인 단위다.
 
올해 전국체육대회가 100년을 맞았다. 일제강점기였던 1920년을 기점으로 삼았는데 배재학당 운동장에서 열린 전조선야구대회라는 이름이었다. 한 해 전 3·1운동 후 문화통치로 돌아선 일제 총독부가 조선체육회 설립을 허가했고 그 결실이 전조선야구대회였다. 1934년엔 축구·농구·정구(테니스)와 육상이 추가됐고 명칭도 전조선종합경기대회로 바뀌었다.  하지만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손기정 선생의 일장기 말소 사건이 발생하고 그 여파로 1938년 조선체육회가 강제해산되면서 중단됐다. 1945년 광복 후 그해 12월 제26회 대회로 부활했는데 한국전쟁을 치르는 중인 1952년에도 전남 광주에서 전국체전을 열었다.

제100회 전국체전은 오는 4~10일 서울 잠실 등 72개 경기장에서 열리며 47개 종목을 놓고 국내외에서 3만여 명이 참여한다. 15~19일엔 제39회 전국장애인체전으로 이어진다. 엘리트스포츠와 생활체육 통합을 위해 관련 단체는 이미 합쳤다. 직업으로든 취미로든 스포츠를 즐기는 이라면 누구에게나 전국체전에 참여할 문이 활짝 열렸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