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역외 균형 전략(2019.12.25.)
[필동정담] 역외 균형 전략(2019.12.25.)
미국 상하원을 통과해 지난 주말 대통령 서명까지 마친 국방수권법(NDAA)으로 미군이 우주군 창설 예산을 확보했다.1947년 공군이 육군에서 분리된 이후 72년만의 새 군대라고한다.NDAA는 국방예산의 근거법인데 덕분에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도 당분간 사라졌다.2020회계연도에는 현행 2만8500명을 유지토록 강제했기 때문이다.
도널드 프럼프 미 대통령이 한국과의 방위비 분담 협상에서 들먹이는 주한미군 감축이나 철수는 장삿꾼 출신의 계산에서만 나온게 아니다.공화당과 민주당을 뛰어넘는 국가 차원의 세계 전략 변화와도 연결돼있다.
2016년 7월 미국 대선이 한창일 때 존 미어샤이머 시카고대 교수가 학술지 포린 어페어스에 논문을 실었다.`역외 균형 전략이 필요한 상황'(The Case for Offshore Balancing)이라는 제목이다.미국에게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지키는 세계경찰 역할을 포기하라는 것이었다.대상 지역에 직접 뛰어들어 힘의 균형을 주도하는 역내 균형 전략을 버리고 미국과 전략 목표를 공유하는 해당 지역 국가들에게 균형의 부담을 넘기고 역외로 한발 빠지는 역외 균형 전략을 구사해야한다는 주장이었다.그는 유럽과 중동에 주둔한 미군을 철수해야한다고 했다.실제로 미국은 2018년 내전 중인 시리아에서 미군을 빼냈다.
미어샤이머는 아시아에서는 중국의 부상을 역내 국가들만으로 막을 수 없는 만큼 역내와 역외 균형 전략을 함께 쓰라고 했다.트럼프는 한국엔 역외 균형 전략을 적용하는 듯하다.태평양을 넘어 인도까지 아우르는 인도굛태평양 방위에 한국을 끌어들이고 이에 필요한 방위비까지 부담시키려한다.중국과의 이해충돌지역인 남중국해 활동에 한국을 부르는 단계까지 압박 강도를 높이는 건 시간문제일 수 있다.트럼프의 장삿꾼식 접근과 국가 차원의 역외 균형 전략을 감안하면 일시적 공세로만 그치지 않을것 같다.한미동맹을 우선 지켜야하지만 우리에게 궁극적으로 필요한건 자력갱생밖에 없다.윤경호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