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일자리 쇼크에 '예타'까지 건너뛴 24조원 SOC 투자(2019.1.30.)
joon mania
2020. 2. 21. 11:21
[사설] 일자리 쇼크에 '예타'까지 건너뛴 24조원 SOC 투자(2019.1.30.)
정부가 29일 발표한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 대상은 23개에 24조1000억원 규모로 20조원 안팎이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이다. 철도나 도로사업은 올해 예산으로 기본계획을 추진하고, 연구개발(R&D)이나 공항 건설은 내년 예산에 반영한 뒤 진행한다고 한다. 또 2019~2024년 국가재정 운용계획 수립에도 넣어 중장기적으로 뒷받침하기로 했다. 기업 소재지는 물론 일자리나 R&D 투자가 수도권에 집중돼 비수도권과의 격차가 갈수록 커짐에 따라 지역의 성장 발판을 마련해주는 전략적인 결정이라는 것이다. 이런 취지에서 국가균형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계획을 갖춘 사업 위주로 선정했다는 설명이다. 전국 권역을 연결하는 광역 교통과 물류망 구축을 위한 사업이 전체의 절반가량이다. 수도권과 영남 내륙을 연결하는 김천~거제고속철도나 호남과 강원을 연결하는 충북선철도 고속화 사업 등이다. 새만금 국제공항이나 울산외곽순환도로 등 지역별 도로와 철도 인프라 확충을 위한 사업도 5조7000억원 규모다. 서울을 뺀 14개 시도별로 48개 지역희망주력산업을 지정해 지역 중소기업에 R&D를 지원하는 지역특화산업 육성에 1조9000억원을 투자키로 했는데 향후 6년간 1만3000개 일자리가 만들어진다니 기대가 크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어제 브리핑에서 선택된 사업은 향후 10년간 나눠 추진되는 것으로 당장 1~2년간의 단기적인 경기 부양을 목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고 했는데 궁색한 변명이 아니어야 한다. 거제·통영과 울산, 군산, 목포 등 고용·산업위기지역은 해당 지역의 고충을 추가로 고려했다지만 내년 총선을 앞두고 펴는 선심성 정책이라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재정 건전성을 지키기 위한 제도를 무력화한 데다 경기 부양을 위한 대규모 SOC 투자는 하지 않겠다던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도 뒤집은 것이라는 지적에도 할 말이 없을 듯하다. 이번 조치는 일자리 쇼크에다 경제를 둘러싼 여건이 급격하게 악화되고, 특히 건설 경기가 곤두박질치는 상황에서 꺼낸 고육책이니 대규모 SOC 사업을 통해 일자리를 만들고 경제 활력을 찾는 마중물 구실을 하도록 실질적인 성과로 연결시켜야 할 것이다. 이명박정부에서 예타를 면제해 밀어붙였던 4대강과 경인운하사업처럼 세금만 낭비하고 마는 전철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