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설에도 고향 못가는 '혼설族' 넘치는 현실(2019.2.2.)

joon mania 2020. 2. 21. 11:24

[사설] 설에도 고향 못가는 '혼설族' 넘치는 현실(2019.2.2.)

      

오늘부터 닷새간 이어지는 설 연휴에 고향을 찾고 가족 친척 등 가까운 사람들과 만나 아쉬웠던 정을 나누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어른들에게 세배를 올리고, 조상에게는 차례를 지내 음덕에 감사하는 우리 민족 특유의 명절 풍습에서 함께하는 삶의 의미를 확인할 수 있을 게다. 하지만 설 명절이라도 가족과 친척을 만나러 고향에 가지 못하거나 쓸쓸하게 홀로 지내야 하는 이른바 혼설족(혼자 설 명절을 보내는 사람)이 갈수록 늘어난다니 안타깝다. 유통업체나 음식점, 영화관, 호텔 등은 혼설족을 겨냥한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펼치지만 어쩔 수 없이 홀로 지내야 하는 이들은 이번 명절 기간이 오히려 더 우울하고 쓸쓸할 수도 있다. 취업이나 시험 준비 때문에 고시원 등에 홀로 남은 20·30대 젊은이부터 자식이나 주변 지인의 손길에서 멀어져 홀로 지내는 어르신까지 지금 우리 사회의 단면을 반영하는 자화상이다.
연초 발표되는 경기 지표는 줄줄이 악화 일로여서 우울하다. 수출은 지난해 12월과 올 1월 두 달 연속 감소세다. 지난해 산업생산 증가율은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낮았고, 제조업 생산능력은 사상 처음으로 감소했다. 현재와 향후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지수와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역대 최장기간 동반 하락세를 보일 정도다. 경기 부진이 확연하게 가시화하면서 침체 국면으로 가고 있다는 진단을 피할 수 없는 징후들이다. 객관적인 지표를 반영하듯 음식점이든 시장이든 일선 현장에서는 장사가 안된다는 하소연이 이구동성으로 가득하다.
그렇지만 우리 민족은 한 해를 새로 시작하는 설 명절과 가을철 수확의 성과를 나누는 추석 명절 등을 통해 더불어 함께하는 공동체의 구성원임을 함께 확인하며 지내왔다. 명절에는 이웃과 음식을 나눠 먹으며 서로를 위로했다. 힘든 주변 사람에게 베푸는 나눔과 배려가 사회를 포근하게 만들었다. 이번 명절에는 정치적 견해와 이념적 지향점이 다소 달라도 싸우지 말고 껴안고 보듬어보자. 내 가족과 친척만이 아니라 주변에 있는 혼설족들을 챙겨보자. 각자 내미는 손길과 그렇게 건네지는 정이 사회 전체를 따뜻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