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하노이회담 코앞인데 비핵화 개념조차 합의 안됐다면(2019.2.25.)
joon mania
2020. 2. 21. 11:32
[사설] 하노이회담 코앞인데 비핵화 개념조차 합의 안됐다면(2019.2.25.)
조선중앙통신은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릴 2차 미·북정상회담을 위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3일 오후 열차편으로 평양을 출발했다고 보도해 관련 일정 시작을 알렸다. 평양에서 하노이까지 4500㎞를 60여 시간 달려야 하는데 중국과 베트남 접경지역에서부터는 승용차로 가면서 인근 산업단지를 둘러보고 하노이에 입성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현지시간 25일 하노이로 출발해 26일 도착한 뒤 27~28일 미·북정상회담을 치른다. 양 정상이 각각 27일엔 베트남 정부 쪽 고위 관계자와의 회담이나 공연 관람 등을 할 수 있어 첫날엔 만찬 정도만 하고 28일에 미·북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 기자회견이나 합의문 발표 등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하노이 정상회담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도 의제를 논의하는 미·북 특별대표 간 사전 협상에서 아직도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확인하지 못했고 비핵화 개념에 대한 합의를 이루지도 못했다니 당황스럽다. 미국 고위 당국자가 기자들에게 핵을 포함한 대량살상무기와 미사일 프로그램의 동결을 이번 회담 의제라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완전한 제거나 폐기가 아닌 동결이라는 중간 단계를 거치는 현실적인 접근을 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완전한 비핵화는 후순위로 밀리고 영변 핵시설 동결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폐기 수준의 이른바 스몰딜에 그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동안의 기대보다 낮은 수준의 합의에 그치고 결국 북한의 핵보유를 인정하는 수순으로 갈 수 있으니 깊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김 위원장이 "내 아이들이 핵을 머리에 이고 평생 살아가길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는 앤드루 김 전 미 중앙정보국 코리아미션센터장의 전언이 눈에 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평양에 갔을 때 김 위원장과 대화를 나누며 했다는 얘기라고 한다. 북한 비핵화에 대한 미국과 우리의 목표는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라는 점에 이론의 여지가 없다. 이를 위해 김 위원장이 이미 천명한 핵·미사일 시험 중단 약속을 지키고 영변을 비롯한 핵시설 폐기와 검증, 핵확산금지조약(NPT) 재가입 등을 실천해가는 것이다. 이번 2차 미·북정상회담은 1차 때와는 달라야 한다. 남북 간 대치와 갈등을 종식할 평화 체제로 가는 길을 반드시 열어 한반도와 동북아의 안보 지형에 분수령을 만들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