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미·북회담 결렬에도 한미훈련 종료,국방공백 메울 방도 있나(2019.3.4.)

joon mania 2020. 2. 21. 14:42

[사설] 미·북회담 결렬에도 한미훈련 종료,국방공백 메울 방도 있나(2019.3.4.)

     

한국과 미국 국방당국이 올해부터 키리졸브(KR) 연습과 폴이글(FE)훈련이라는 이름의 합동 훈련을 하지 않기로 했다는 발표는 지난주 하노이 미·북정상회담 결렬이라는 변수를 감안하면 당혹감과 걱정을 함께 갖게 한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패트릭 섀너핸 미 국방장관대행은 2일 저녁(한국시간) 전화 통화를 하고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키리졸브 연습은 한미연합군사령부가 작전계획 5027 등을 적용해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진행하는 워게임이다. 폴이글 훈련은 정규전 개념을 적용해 특전부대의 침투·타격 훈련과 중요 시설 방호 훈련을 병행하는 야외기동 훈련이다. 앞으로는 각각 축소해 키리졸브 연습은 동맹이라는 한글 명칭으로 바꾼 연합지휘소연습 형태로 7일만 하고, 폴이글 훈련은 명칭을 아예 없애 대대급 이하 소규모 부대 위주로 연중 실시하기로 했다. 군당국의 설명으로는 이번 결정은 하노이 미·북정상회담 이전에 이미 내려졌지만 지난 주말 저녁 양국 국방장관 간에 전화 통화로 최종 확정했다고 한다. 미·북 정상 간 비핵화 담판이 합의 없이 결렬됐으나 추후 대화의 동력과 모멘텀 유지를 위한 외교적 노력에 양 국방당국이 협조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번 결정에도 양국은 이후 새로 마련된 연합지휘소연습과 야외기동 훈련 방식을 통해 군사대비 태세를 유지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군 전문가들의 분석을 보면 연합방위 태세 역량은 합동 훈련에 좌우된다는 점에서 평소의 훈련과 연습을 축소할 경우 초래될 방위력 약화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키리졸브 연습은 2007년 이 명칭으로 변경해 2008년부터 11년간 시행됐고, 1961년 독수리 훈련으로 시작해 1975년 이름을 바꾼 폴이글 훈련은 44년간 이어왔다. 양국 간에 이렇게 오랜 기간 합동 훈련으로 이어온 팀워크를 차질 없이 유지할 수 있겠느냐는 걱정을 자연스럽게 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비용 부담을 내세워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되풀이한 점을 감안하면 우리가 비용을 부담하지 않는 한 부활될 가능성은 낮은 셈이다. 북한의 핵무력 증강을 중단시키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내려진 대규모 한미연합훈련 종료는 전략적으로 엄청난 리스크를 떠안는 일이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담보 없이 초래될 한미연합 방위력 공백을 어떻게 메울지 더 진지한 고민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