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J노믹스 잘못된 것은 수정하는 용기 보여달라(2019.5.7.)
joon mania
2020. 2. 24. 11:12
[사설] J노믹스 잘못된 것은 수정하는 용기 보여달라(2019.5.7.) |
3년 차 문재인 정부에 바란다 ① |
소득주도성장 정책실험 참담한 성적표 |
줄어드는 파이 놓고 제로섬 게임은 안돼 |
일자리 만들 혁신투자 늘리는 데 올인해야 |
문재인정부 출범 2년을 보낸 시점에 맞춰 한국갤럽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 국민은 경제정책에 대해 가장 심한 부정평가를 내리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응답자의 62%가 경제정책을 잘못하고 있다고 본 반면 잘하고 있다는 23%에 불과했다. 일자리 관련인 고용노동 분야에 대해서도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54%인 반면 잘하고 있다는 29%에 그쳤다. 복지, 대북, 외교 정책은 긍정 평가가 많았으나 인사와 경제 정책에서는 반감이 컸다. 경제 전문가들도 일반 여론과 비슷하게 현 정부의 정책 수행에 못한다는 쪽이 더 많았다. 매일경제신문이 국책 민간연구소와 대학 교수 등 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경제정책 평가에서 응답자의 28%는 F학점을, 35%는 D학점을, 24%는 C학점을 각각 매겼다. A·B학점을 준 전문가는 13%에 지나지 않았으니 혹평을 받은 셈이다. 일반 여론에서나 전문가 평가에서 나란히 잘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은 문재인표 경제정책, 이른바 J노믹스의 지난 2년 성과는 최근까지의 경제지표에 고스란히 나타나 있다. 올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전기 대비 -0.3%로 10년 만에 최악의 역성장을 기록했다. 수출은 지난해 12월부터 5개월 연속 감소하며 뒷걸음질하고 있다. 올 1분기 수출과 수입은 각각 전기 대비 -2.6%, -3.3%였다. 생산과 투자 부진도 심각하다. 올 1분기 전 산업 생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6% 감소했는데 설비투자는 19.5% 급감할 정도였다. 전기 대비로도 전 산업 생산은 -0.8%, 설비투자는 -5.4%였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경기 진단에서 둔화를 넘어 부진으로 갔다고 공식적으로 의견을 내놓았는데 일선 현장에서는 이미 경기가 침체 상태로 진입했다고 느끼는 분위기다. 1분기 마이너스 성장으로 위기감이 고조됐는데도 문재인 대통령과 경제정책 담당자들은 2분기 이후 호전될 것이고 상반기보다 하반기엔 나아진다는 막연한 낙관론만 되뇌고 있으니 답답하다. J노믹스에 대한 잘못하고 있다는 평가는 이른바 소득주도성장을 내세워 밀어붙인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후유증에서 비롯할 것이다. 최저임금을 2년에 걸쳐 29%나 끌어올린 무리한 정책은 환호할 줄 알았던 자영업자와 중소상공인의 격한 반발에 봉착했다. 최저임금 부담에 오히려 사람을 잘라내는 바람에 제조업과 도소매업에서 되레 일자리가 줄어드는 역설적 현상을 맞았다. 올 3월 말 제조업 취업자는 10만8000명 줄어 지난해 4월 이후 1년째 마이너스 행진이다. 도소매, 음식, 숙박 등 자영업 폐업률은 지난해 말 89.2%까지 올라갔다. 문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부작용을 인식하고 있으며 대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손에 잡히는 후속 변화를 아직 볼 수 없으니 안타깝다. 최저임금 결정체계를 바꾸겠다지만 지금 필요한 건 기구 개편 같은 변죽만 건드리는 조치가 아니라 본질에 대한 접근이다. 아무리 선의를 갖고 시작한 정책이라도 설정한 목표에 미치지 못하고 부작용만 낳은 현실과의 괴리를 확인했으면 과감하게 궤도를 수정하는 용기를 보여달라는 것이다. 2기 경제팀으로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을 앉히면서 그동안의 소득주도성장보다는 포용성장이나 혁신성장을 내세우며 옷을 바꿔입었는데 국민이 체감하기에는 아직 부족하다.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근무, 탈원전 등 고집스럽게 밀어붙인 정책이 시장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음을 확인했으니 3년 차로 접어들면서는 확실하게 달라져야 할 것이다. 성장을 견인하는 데 최우선 목표를 두고 기업의 투자를 촉진할 여건을 조성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그것이 성과를 낼 수 있는 길이고 1년 후 국민들의 잘했다는 평가로 이어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