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제조업 脫한국, '反기업법 포비아'부터 없애라(2019.6.15.)
joon mania
2020. 2. 24. 13:36
[사설] 제조업 脫한국, '反기업법 포비아'부터 없애라(2019.6.15.)
기업들의 올 1분기 해외직접투자가 141억달러로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8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제조업과 금융업의 해외투자 증가가 큰 요인인데 전체의 41%를 차지한 제조업체의 해외투자는 57억9000만달러로 전년 동기에 비해 140%나 늘었다. 국가별로는 미국 투자가 36억5000만달러로 전체의 4분의 1을 차지했고, 중국이 16억9000만달러로 뒤를 이었다. 이는 주로 각국의 보호무역 강화에 대비해 현지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직접 생산기지를 갖기 위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강도 높은 보호무역 조치에 미국으로의 직접투자를 늘린 데서 쉽게 확인된다. 올 1분기 우리 기업의 대미 투자는 한 해 전에 비해 두 배나 증가했을 정도다. 기업들이 미·중 무역전쟁이나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 등 수출 환경 악화에 대비해 생산시설을 해외 현지로 옮기는 건 경영전략이고 자발적인 선택이다. 문제는 현 정부의 기업 옥죄기와 과도한 규제가 기업들의 탈(脫)한국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에서 빠져나가는 해외직접투자는 이렇게 급격히 늘어나는 반면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외국인직접투자는 올 1분기 도착 기준 전년 동기보다 16% 줄어든 26억2000만달러였다. 우리 기업이 국내에는 투자하지 않고 해외에서만 투자를 늘리면 그만큼의 고용 기회가 줄어드는 것이다. 실제로 제조업 취업자 증가폭은 지난해 4월부터 지난달까지 14개월 연속 감소세다. 한국경제연구원 분석을 보면 국내 기업 해외직접투자에서 외국 기업 국내직접투자를 뺀 직접투자 순유출로 인한 일자리 손실은 2001~2017년 연간 12만5000개였고, 제조업에서만 연간 3만2000개가 사라진 것으로 추산됐다. 제조업의 탈한국 행렬이 이어지면 성장 활력은 더욱 떨어지게 되고, 일자리 정책은 연목구어가 될 것이다. 더 늦기 전에 탈한국의 흐름을 되돌리려면 기업을 옥죄는 규제와 친노동 정책, 그리고 경쟁국에 비해 불리한 법인세와 가업승계를 어렵게 하는 높은 상속세 제도를 근본적으로 수술해야 한다. 무엇보다 기업들의 '반(反)기업법 포비아(공포증)'를 해소하는 것이 급선무다. 일자리 정부를 기치로 내건 정부라면 기업의 혁신 투자를 촉진할 수 있도록 과감하게 규제를 풀어주고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처럼 시장에서 부작용이 드러난 정책은 방향을 선회하는 유연성을 보여줘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