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심상치 않은 글로벌 자본의 아시아 시장 탈출(2020.2.3.)
joon mania
2020. 3. 4. 14:41
[사설] 심상치 않은 글로벌 자본의 아시아 시장 탈출(2020.2.3.)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은 글로벌 금융시장에도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진원지인 중국이 춘제 연휴를 연장해 증시 문을 닫은 상태에서 주변 지역인 한국, 일본, 대만에서 글로벌 투자자금은 강도 높은 매도 공세 후 돈을 빼내 가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연휴 종료 뒤 중국 증시가 문을 열면 감염증 우려에 따른 대규모 매도 공세가 이어질 수 있으니 만만치 않은 후폭풍을 겪을 것이다. 이번 사태가 본격화된 지난달 20일 이후 31일까지 외국인투자자들은 한국 증시에서 1조7300억원을, 대만 증시에서 1조2000억원가량을 각각 순매도했다. 일본은 주간 단위로 외국인투자자금 동향을 집계해 지난주 통계가 발표되지 않았지만 그 전주인 20~24일 일본 증시에서 빠져나간 외국인 자금은 3조원을 웃돌았다. 지난달 27일부터 31일까지 닛케이225 지수가 0.6% 하락한 점을 감안하면 외국인 자금 이탈은 이어졌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주 동안 한국, 일본, 대만 3국 증시에서 이탈한 외국인 자금은 6조원을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글로벌 투자펀드에서도 신흥국으로부터의 이탈 자금이 지난달 23일에서 29일까지 집계로만 7억1000만달러에 달했다. 한국, 일본, 대만에서의 글로벌 자본 이탈은 진원지인 중국에 가해질 충격을 대신 얻어맞은 꼴이다. 그런 만큼 중국 개장 후엔 상대적으로 안정을 찾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건 글로벌 자본이 아시아 시장 자체를 외면하면서 주식, 채권, 외환 각각 환금성이 높은 한국에서 대규모로, 먼저 돈을 빼갈 우려감이 크다는 점이다. 글로벌 자본이 리스크를 줄이는 전략에 한국이 현금지급기와 같은 취급을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 시장 규모를 키우고 질적으로 성장시키는 수밖에 없다. 투명한 운영과 불필요한 규제 철폐로 한국에 대한 신뢰를 끌어올려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