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필동정담]그린혼(2020.6.25.)

joon mania 2020. 6. 24. 12:11

[필동정담]그린혼(2020.6.25.)

프랑스어에서 유래한 외래어 중 베테랑이라는 단어는 많은 이들에게 익숙하다.연주자나 운동선수에게 주로 쓰인다.고참 또는 노련한 사람을 의미한다.라틴어로 노인 혹은 선조라는 뜻의 베테레스(veteres)에서 왔다.영어에서는 노병이나 은퇴한 군인을 가리킨다.미국 연방정부엔 퇴역군인 관리를 전담하는 장관급 부처도 있다.
영어에 베테랑의 반대말로는 그린혼(greenhorn)이라는 표현이 있다.동물에게서 갓 자라나기 시작한 뿔로 아직 쓸모가 적은 상태라는 의미다.신병이나 신입생의 뜻으로는 리크루트(recruit)나 신인선수 혹은 신참에게 쓰는 루키(rookie)라는 단어도 있다.우리말 풋내기라는 말에 딱 들어맞는 표현은 그린혼이다.애송이라는 말도 있지만 약간 무시하거나 경멸적인 의도로 쓰이니 풋내기와 어감이 다르다.아직 일에 능숙하지 않은 초심자라는 의미로는 풋내기가 딱이다.풋이라는 접두어가 갓 자라기 시작하는 생물에 어울리는 `푸른`에서 나왔는데 영어에서도 같은 뜻으로 그린을 쓰니 재미있다.한자 표현으로는 숙맥(菽麥)이라고 하는데 콩(菽) 보리(麥)도 구별하지 못하는 어리숙한 사람을 지칭한다. 
지난달 30일부터 임기를 시작한 21대 국회의원 중 초선은 절반을 넘는 151명(50.3%)이다.20대 때 132명(44%)보다 늘었다.노무현 대통령 탄핵 추진의 역풍을 맞았던 2004년 17대 때의 62.5% 이후 가장 높은 비율이다.초선의원 중엔 28세(정의당 류효정 의원)와 29세(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의 젊은이도 있지만 67세(미래통합당 서정숙 의원)의 노년층도 있다.주요 현안에 초선의원들이 모여 공동의견을 내는 일이 늘고 있다.일 시작한지 한달도 안됐으니 그린혼에 틀림 없지만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도 남는다.아무리 초선이라도 국회의원 개개인은 헌법기관으로서 막중한 권한과 책임을 갖고 있다.더 중요한건 스스로가 이를 잊지 말고 그에 맞는 처신을 해야한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