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필동정담]각광과 후광(2020.10.6.)

joon mania 2020. 10. 6. 09:52

[필동정담]각광과 후광(2020.10.6.)

연극 등 공연 무대에 비추는 조명에는 방향에 따라 다양한 기법이 있다.두광,전광,측광,후광,각광 등이다.두광은 무대 주인공의 머리 위에서 비춰지는 빛이다.공간 전체에서 배우를 독립시키는 효과를 준다.전광은 정면에서 비춰진다.얼굴을 뚜렷하게 보여주기 위해 쓴다.측광은 무대의 좌우측에서 비추는 것이다.옆 조명 덕에 배우를 입체적으로 보이게 만든다.특히 중측광은 추상적인 입체감을 불어 넣는다.후광은 뒤에서 오는 빛을 말한다.실루엣만을 보여줄 수 있어 배우를 뒷배경으로부터 분리시키는 효과를 얻는다.각광은 무대 바닥 즉 배우의 다리쪽으로부터 얼굴을 향해 비춰지는 빛이다.커다란 그림자를 무대 뒤에 만들어내 극적인 분위기를 끌어낼 수 있다.
대부분 위아래나 앞뒤, 좌우 등 방향으로 나누는 단순한 분류다.그런데 각광(脚光)과 후광(後光)은 사회학적 의미를 따로 더해 오히려 다른 용도로 더 쓰인다.각광은 사회적 관심이나 흥미를 끈다는 것으로 주목을 받는다는 뜻이다.각(脚)은 다리를 의미하는데 `마각을 드러냈다'고 할 때 익숙하게 본 한자어다.마각은 말의 다리라는 말이다.동물의 탈을 쓰고 하는 공연에서 도중에 일부러 혹은 실수로 의상을 들어올려 정체가 드러나는 경우 마각을 노출했다고 표현한다.숨겼던 본성이나 정체 혹은 숨기고 있던 일을 부지불식중에 드러내는 상황에 쓰는 말이다.후광은 본인의 노력을 통해서나 스스로 이뤄낸 성과보다 부모,상관,후견인의 영향력을 활용해 잘 나가는 경우에 쓴다.여우가 호랑이의 위세를 빌려 호기를 부린다는 호가호위(狐假虎威)에 견줄 만한 표현이다.
각광이야 좋은 뜻으로 주로 쓰이니 시비 걸 일은 아니다.하지만 후광효과는 흙수저 젊은이들에게 공분을 자아내는 아빠찬스,엄마찬스 등 공정과 동떨어진 현상에 얽혀 있어 반갑지 않다.자기 힘으로 성공해 스스로 빛을 내야 오래 가고 남에게 인정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