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흑ㆍ백 안가리고 젊은층 폭발적 지지 (2008.2.13.)
오바마, 흑ㆍ백 안가리고 젊은층 폭발적 지지 (2008.2.13.)
파죽지세 배경은 `희망과 변화`
파죽지세의 상승세로 뜨고 있는 버락 오바마, 선두에서 밀려나며 불안 속에 수세에 급급한 힐러리 클린턴.
2008 미국 대통령 선거의 당내 경선 일정상 6부 능선을 넘어선 시점에서 최대 접전을 벌이고 있는 민주당의 판도는 이렇게 요약된다.
오바마는 지난 5일 슈퍼화요일에서 힐러리와 무승부를 보였지만 이후 일방적인 상승 기류를 탔다. 9일 벌어진 워싱턴주, 루이지애나주, 네브래스카주 예선에서 전승을 거뒀고 10일 메인주까지 석권했다.
12일 열리는 워싱턴DC, 버지니아주, 메릴랜드주 등 이른바 `포토맥 프라이머리`에서도 사전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으로 우위를 보이고 있다.
정치 전문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가 주요 기관의 여론조사를 평균한 결과에 의하면 버지니아에서 오바마는 55%로 37%에 그친 힐러리를 앞섰다. 메릴랜드에서도 오바마가 55%, 힐러리는 33%를 얻고 있는 것으로 나왔다. 흑인 유권자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워싱턴DC에서 오바마의 우위는 기정사실이다.
10일 메인주 예선 후 리얼클리어폴리틱스는 오바마가 전체 대의원 확보에서 힐러리를 앞질렀다고 전하고 있다. 오바마 1148명 대 힐러리 1138명이다.
12일 `포토맥 프라이머리`에서 오바마가 승리한다면 포스트 슈퍼화요일 승부에서 8개 지역 전승을 거두는 셈이다.
오바마는 갈수록 놀라울 정도로 지지 세력을 확대해 가고 있다.
흑인층의 결집은 이제 그에게 일부분에 불과한 지지 동력이다. 흑인 유권자는 전체 인구 구성을 감안하더라도 12%에 미치지 못한다. 오히려 젊은 층의 폭발적인 지지와 백인 남성 가운데 고학력, 고소득자의 소리 없는 지원이 그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가 외치는 `희망과 변화`에 대해 유권자들은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오바마는 유세 때마다 "힐러리 클린턴도 변화를 외치지만 나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며 "그는 기존 워싱턴 정치권 로비스트와 정치 후원세력을 이용하지만 나는 단 한 번도 그들의 지원을 받아본 적이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그의 이런 주장은 효과를 보이고 있다.
오바마는 분명 기존 정치권을 대변하는 것으로 비치는 힐러리 클린턴과는 대비되는 후보로 받아들여진다.
그가 지난 1월 한 달 만에 모은 3200만달러의 대선자금 가운데 47%가 1인당 200달러 이하의 소액 기부자였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에게는 기성 정치권을 견제하려는 젊은 층과 무당파의 전폭적인 지지가 따라다니고 있다는 의미다.
힐러리 캠프는 우선 12일 승부에서는 메릴랜드와 워싱턴DC에서 게임을 사실상 포기한 채 버지니아주에 사활을 걸고 있다. 문제는 다음달 4일 열릴 텍사스주, 오하이오주, 로드아일랜드주, 버몬트주 등 4개 지역 `미니 슈퍼화요일` 승부다.
만일 이날까지 힐러리가 오바마에게 뒤지면 대의원 과반수인 2025명 확보를 위한 양자의 경쟁은 한쪽으로 기울어질 수도 있다.
[워싱턴 = 윤경호 특파원]